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통상임금 산정 기준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오는 16일 전면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9일 서울시버스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1차 조정회의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차 조정회의는 오는 15일 열린다. 이때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유재호 서울시버스노조 사무부처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사측은 임금 인상 등 노조 요구에 아직 응답하지 않고 있다”며 추가 조정회의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통상임금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월 기준시간이다. 기준시간이 짧을수록 시간당 통상임금이 높아져 각종 수당도 늘어난다. 동아운수 버스기사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2심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 산정 기준시간을 월 176시간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176시간으로 판단한 원심 부분을 그대로 두고 다른 쟁점만 파기환송했다. 이를 두고 노조는 176시간 기준이 이미 확정됐다며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유 사무부처장은 “체불임금은 이행 여부의 문제이지 새로운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파기환송심에서 기준시간을 209시간 또는 230시간으로 봐야 한다며 이 부분도 최종 판단이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우선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한 뒤 향후 소송 결과가 176시간으로 확정되면 차액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실질임금 삭감”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노조는 통상임금 반영에 따른 수당 인상과 별도로 추가 임금 인상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존 정기상여금을 연봉에 반영해 연봉을 약 10.3% 올리는 방안을 내놨다. 이에 노조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반영에 따른 수당과 별개로 추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 불참 조합원에 대한 압박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노조는 최근 각 지부에 공문을 보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조합원을 학자금과 연말 복지포인트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통보했다. 노조는 이를 “정당한 내부 통제권 행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해당 조치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사측에 법률 검토를 요청했다.

이소이 기자 clai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