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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폭락한 지금이 기회?…"삼전닉스 2배 뛴다" 파격 전망
증권가 "메모리 품귀 온다, 삼전닉스 저평가 과도"
KB증권은 7일 내년 메모리 시장에 대해 "역사상 가장 타이트한 공급 환경이 전개될 것"이라며 두 회사를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올 3분기 양사의 메모리 재고가 10일 미만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한 KB증권은 공급 여력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고 봤다. 두 회사 주가는 최근 3개월 고점 대비 약 38% 하락해 2027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3배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내년에는 실제 판매 가능한 메모리 물량이 고갈될 가능성까지 현실화할 수 있다"며 "향후 3년간 역대 최대 실적 경신과 대규모 주주환원이 예상되는 만큼, 극단적 저평가에서 강력한 재평가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공급난의 배경으로는 AI가 지목된다. KB증권은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의 2027년 AI 인프라 투자가 전년보다 60% 늘어난 1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AI 투자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5년 14%에서 올해 40%, 내년 57%로 커질 것으로 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비중을 68%까지 더 높게 전망하고 있다.
메모리 수요가 HBM에만 몰리는 것도 아니다. AI 서버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함께 서버용 DDR5, 기업용 SSD(eSSD)까지 빨아들이면서 범용 메모리로도 공급 압박이 번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KB증권은 내년 D램과 낸드의 수요 증가율이 공급 증가율을 각각 10%포인트 이상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HBM4는 범용 D램보다 웨이퍼 생산능력을 약 3배 더 차지하는 탓에, HBM4 증산이 곧 범용 D램 공급을 옥죄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해외 투자은행의 진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4일 보고서에서 두 회사가 본질가치 대비 극심한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각각 67만원, 470만원으로 유지하고 매수 의견을 냈는데, 이는 현 주가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노무라는 AI 수요를 맞추려면 글로벌 메모리 생산능력이 4년 안에 두 배, 6년 안에 세 배로 늘어야 할 만큼 구조적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증권가의 시각이 한 방향으로만 쏠린 것은 아니다. 씨티그룹은 원화 강세에 따른 실적 부담을 반영해 두 회사 목표주가를 각각 43만원, 300만원으로 낮추면서도, 메모리 업황의 개선 방향성 자체는 유지된다고 봤다. 노무라 역시 원화 가치가 10% 오르면 영업이익이 약 12% 줄 수 있다며 환율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주말 미국 증시 흐름도 국내 반도체주에 힘을 실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38% 급등했는데, 오픈AI가 3일 차세대 AI 모델 'GPT-6 아스트라'를 공개하면서 AI 반도체 수요 기대가 다시 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8% 넘게 올랐고 마이크론 등 메모리 관련주도 동반 급등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주가의 하단을 받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자사주 매입 규모는 총 55조원 수준으로, 신한투자증권은 두 회사의 추가 매수 여력을 약 38조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주가는 7일 큰 폭으로 반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5.09% 오른 26만8250원, SK하이닉스는 7.65% 오른 176만9000원에 거래됐다.
이현정 한경닷컴 기자 angele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