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양 씨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라온 사진 (출처=SNS)
2019년 양 씨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라온 사진 (출처=SNS)
더불어민주당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팀을 꾸리며 당 차원의 총력 방어에 나섰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공개한 녹취와 검찰 수사자료의 출처를 문제 삼는 공세도 본격화하면서 역공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민주당은 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응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한민수·전용기 최고위원과 조계원 대변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동아 의원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대표가 김 후보자를 향한 네거티브에 당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적극 반박하는 한편 한 의원이 공개한 녹취와 수사자료의 출처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한 의원이 공개한 '기소 계획 문건'을 두고 "누군가가 보직을 떠나기 전에 자료를 내려받아 가지고 있다가 한 의원에게 전달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수사 검사들이 넘겼다면 공무상 비밀누설이나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의원이 어디에서 이 녹취록을 구했는지 하는 것부터 자세히 밝히는 것이 원칙"이라고 가세했다.

이수진 의원 역시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한 의원을 겨냥해 "일부 자료를 짜깁기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최근 존재감이 떨어지니까 본인이 익숙한 여론몰이 공작 정치를 다시 시작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 의원은 자신을 향해 녹취록 출처를 공개하라는 박 의원을 겨냥해 "조국 사태 때 조국을 옹호하려고 표창장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느냐. 그 출처는 왜 공개하지 않았느냐"며 "세상에는 '오빠 독약 로비' 같은 부패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공익제보자, 의인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는 박 의원이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시 조 전 장관 딸의 동양대 표창장 사진을 공개한 일을 거론한 것이다. 박 의원은 당시 사진 출처에 대해 "조 전 장관이나 조 전 장관의 딸, 검찰로부터 받은 것은 아니다"고만 밝혔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 엄호에 나선 민주당 인사들을 '민주당 오빠'라고 칭하며 "민주당이 양 모 씨 오빠 독약 로비를 공익 민원이라고 억지를 쓰니 진짜 공익 민원인지 민주당 오빠를 동원한 사기인지 국민이 판단해달라"고 했다.

한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후보자와 양씨 간 전화통화에는 "식약처 과장 선에서 막혀 있다", "직접 챙겨보라고 얘기할게" 등 민원 관련 대화가 다수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한 의원이 공개한 녹취의 앞뒤를 잘라 단순 민원 확인을 승인 압력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으며, 그로 인해 심사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으로서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임상시험 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살펴봐 달라는 공익적 민원 전달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김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 취재진과 만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승인 청탁 관련 의혹에 대해 "민원 전달 과정에서 더욱 신중하게 했어야 한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다만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한 적 없고, 그로 인해 식약처 심사가 공정하게 안 이뤄진 게 아니다"라며 "그 사실은 검찰 결정서에 명확히 기재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씨와 관계에 대해서는 "법조인들이 잘 가는 음식점, 카페 같은 곳에서 처음 손님으로 알게 됐고 그 이후 별다른 교류 없다가 근로기준법 사건을 맡으면서 변호를 맡았다"며 "성공한 여성 기업가로서 존중하고 친한 후배로서 지내온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앞서 김 후보자 측은 지난 4일 해당 의혹에 대해 "2022년 2월께 사적 모임에서 양씨 등을 우연히 마주쳤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양씨가 2019년 11월 22일 김 후보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본인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사진에는 김 후보자와 양씨가 나란히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는 모습이 담겼으며, 두 사람의 얼굴에는 고양이 귀와 수염이 나타나는 사진 필터가 적용돼 있었다.

김 후보자와 양씨가 언제, 어떤 계기로 알게 됐는지 확실하지 않다. 김 후보자는 2013년 양씨가 서울 청담동에서 운영하던 유흥주점 직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 기소된 사건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