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팔고 끝내던 시대 끝"…도요타, 서비스로 26조 번다
도요타자동차가 신차 판매 이후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금융, 부품, 중고차 판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을 강화한다.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1억5000만대의 도요타 차량을 기반으로 신차 판매량에 좌우되는 일회성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신차 판매 이외 사업의 영업이익을 2030년도까지 현재보다 약 40% 늘어난 3조엔(26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도요타가 ‘밸류체인 수익’이라고 부르는 이 사업은 이미 연간 2조엔 규모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앞으로 매년 약 1500억엔씩 이익을 늘려 3조엔에 도달한다는 목표다. 이는 2025년도 도요타 연결 영업이익의 약 80%에 해당하는 규모다.

핵심은 자동차를 판매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도요타는 판매금융과 리스, 타이어·내비게이션 등 부품 판매에 더해 소프트웨어 유료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스포츠카 ‘GR 야리스’와 ‘GR 코롤라’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 기능을 변경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를 도입했다. 차량 전자제어 시스템의 냉각 기능 등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2025년 말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에는 독자 소프트웨어 기반인 ‘아린(Arene)’을 탑재했다. 도요타는 앞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차량 성능과 기능을 개선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을 늘릴 방침이다. 신차 인도 이후 안전운전 지원과 엔터테인먼트 기능 등을 추가하는 서비스가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차량을 대상으로 한 부품 공급망도 확대한다. 도요타는 벨기에 중앙창고와 16개 지역 허브를 통해 50개국에 보수용 부품을 공급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차량을 평균 15년가량 보유하는 이탈리아와 동유럽 등에서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중고차 사업도 강화한다. 중고차 구매 시 장애물 감지 등 안전 기능을 추가로 장착할 수 있도록 하고, 계열 판매점에서는 내부 청소를 간소화한 저가 중고차도 판매한다. 현재 연간 약 35만대인 일본 내 중고차 판매량을 2030년에는 55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도요타가 이 같은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압도적인 차량 보유 기반이다. 지난해 도요타의 세계 판매량은 1053만대로 폭스바겐(898만대), 현대자동차그룹(727만대)을 웃돌았다. 전 세계 도요타 차량 보유 대수는 약 1억5000만대에 달한다. 신차 판매가 누적될수록 금융과 정비, 부품,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잠재 고객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미야자키 요이치 도요타 부사장은 “보유 대수 증가와 지역·국가 확대를 통해 현재의 성장 속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UBS증권의 다카하시 고헤이 애널리스트는 “신차를 판매한 뒤의 이익을 높여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 도요타와 중국 기업의 큰 차이”라고 평가했다.

도요타는 장기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 3월기 ROE는 10.1%였으며,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한 2024년 3월기에도 15.8%에 그쳤다. 도요타는 주주환원 확대뿐 아니라 수익 구조 자체를 바꿔 자본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차량을 한 번 판매하고 끝내는 방식에서 벗어나 운행 기간 내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테슬라는 운전지원 시스템을 월정액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BMW 등 유럽 업체들도 무선 업데이트(OTA)를 활용한 유료 부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도요타는 거대한 판매·보유 차량 기반을 활용해 이 같은 서비스 경쟁에서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