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 6일 오후 12시 54분

LG전자가 경영권을 확보한 미국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가 나스닥 시장 상장을 전제로 한 투자 유치에 나섰다.

[단독] LG전자 美자회사 베어로보틱스, 나스닥 상장 도전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베어로보틱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을 상대로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참여 의사를 타진 중이다. 목표 기업가치는 2조원 안팎, 조달액은 3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은 로봇 연구개발(R&D)에 투입할 예정이다.

LG전자의 베어로보틱스 지분율은 56.9%(상반기 말 기준)다. LG전자는 2024년 3월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지분 21%를 매수한 뒤, 2025년 5월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추가 취득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 총 3400억원 안팎의 현금을 투입했다.

베어로보틱스는 서빙 로봇 ‘서비(Servi)’로 이름을 알린 뒤 산업용 자율이동로봇(AMR)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전 세계 외식업·물류창고 등에 로봇 1만6000여대를 배치해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피지컬 AI를 성장축으로 내세우며, 로봇의 역할을 ‘이동·배송’에서 물건을 직접 집고 다루는 ‘작업 수행’까지 넓히려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로봇팔 기반 작업 기술을 보유한 영국 로봇 스타트업 키니시 로보틱스를 인수해 이 기술을 내재화했다.

베어로보틱스는 지난해 5월 7일부터 12월 말까지 매출 170억원, 순손실 422억원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적자 상태에서 기술 개발 및 사업 확장에 계속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 외부 자본을 조달하게 된 배경”이라고 전했다.

회사의 나스닥 상장 추진의 변수는 정부의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기조다. 모회사 이사회는 해외 자회사 상장도 주주 영향평가·보호 방안 마련 등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자회사가 적기에 상장하지 못하면 성장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해외 자본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면 모회사와 재무적으로 독립할 수 있어 운영 효율성이 개선된다는 논리도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국가전략산업 기업이나 외부 기술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예외로 인정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