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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돌아오자 마을도 살아났다…핑루운하가 살린 핑탕촌 [차이나 워치]
운하 하나 뚫었더니 식당·민박이 생겼다…핑탕촌의 부활
통과하는 마을서 머무는 마을로…핑루운하 기점의 변신
통과하는 마을서 머무는 마을로…핑루운하 기점의 변신
강변에는 새 간판을 단 농가 음식점이 하나둘 들어섰고, 좁은 마을길에는 관광객을 태운 차량이 수시로 오갔다. 현지 주민들은 "반세기 넘게 한적했던 마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물길 열리자 관광·숙박·외식도 깨어나
강변에서 1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는 웨이샤오췬씨는 누구보다 발빠르게 움직인 주민 중 한명이다. 핑루운하 건설이 시작된 뒤 공사 관계자와 관광객이 조금씩 몰리자 자신의 집을 개조해 농가 음식점 윈허관란샤오추를 열었다.
핑탕촌은 원래 물류로 번성했던 곳이다. 예로부터 친저우의 소금을 북쪽으로 실어 나르는 친옌베이윈의 주요 길목으 천년 염부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하지만 1960년대 시진수력발전소 건설로 강물이 불어나 장커우의 옛 거리가 수몰되면서 상업 포구도 자취를 감췄다. 주민들은 산기슭으로 옮겨갔고 강과 함께 번성했던 마을도 조용해졌다.
핑루운하가 되살리는 건 물류만이 아니었다. 장커우제의 오래된 민가 사이에는 퇴직 근로자 레이위바오씨가 사비를 들여 만든 장커우 역사문화전시관이 있다. 수십㎡ 남짓한 공간에는 마을 노인들의 기억을 토대로 복원한 옛 거리 모형과 오래된 배표, 공급판매합작사 물품, 소금 운송 문서가 빼곡하다.
실제 관광객도 늘고 있다. 남편이 핑루운하 건설에 참여했다는 멍쭝메이씨는 헝저우시 타오웨이진에서 일부러 이곳을 찾아 기점 표지판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핑루운하 따라 되살아나는 포구경제
이 같은 변화는 총연장 134.2㎞의 핑루운하가 가진 경제적 파급력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운하는 시장강 본류와 베이부만을 연결해 중국 서남부 내륙을 바다와 직접 잇는다.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서부육해신통로의 핵심 사업으로 운하가 열리면 그동안 육상과 기존 우회 수운에 의존하던 화물이 새로운 남향 물류축을 갖게 된다. 물류비가 낮아지고 이동시간이 줄면 운하 주변에는 물류창고와 관광시설, 음식·숙박업뿐 아니라 원료와 완제품 운송이 많은 제조업도 함께 모일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운하 개통만으로 이런 변화가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 증가가 일시적 호기심에 그치지 않으려면 교통·주차·숙박 같은 기본 인프라를 갖추고, 천년 염부라는 지역의 역사성을 체계적인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 운하 수운과 관광이 충돌하지 않도록 안전관리와 환경보호 기준을 세우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과도한 상업화로 옛 마을의 정체성이 사라질 경우 오히려 관광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주민 리바오안씨는 "예전에는 돛단배가 강을 가득 메웠다가 오랫동안 한산해졌다"며 "이제 배가 다시 다니기 시작하면 삶에도 더 기대할 것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난닝·친저우=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