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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000만원 차이…공영홈쇼핑·한유원 통합 '복병'
연봉은 공영홈쇼핑, 신입 초봉은 한유원이 '위'
농·수협 지분 정리 방안은 '공백'
농·수협 지분 정리 방안은 '공백'
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 따라 중기부 산하·유관기관 8곳이 감축·조정 대상에 올랐다. 핵심은 한유원과 공영홈쇼핑을 통합해 가칭 중소기업마케팅진흥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중소기업 판로지원 정책 기능을 맡은 한유원과 TV·온라인 판매채널을 운영하는 공영홈쇼핑의 기능을 한데 묶어 제품 발굴부터 컨설팅, 입점, 판매, 성과관리까지 일원화한다는 구상이다. 두 기관에 분산된 기능을 통합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판로지원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업계에선 "취지는 좋을지 몰라도, 막상 절차는 쉽게 진행되진 못할 것"이란 반응도 나온다. 첫 번째 걸림돌은 인건비다. 공공기관 채용정보시스템(잡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예산 기준 1인당 평균 보수액은 공영홈쇼핑이 7888만8000원으로 한유원(7012만8000원)보다 12.5% 높다. 기본급 역시 공영홈쇼핑(5641만5000원)이 한유원(4548만5000원)보다 1000만원 이상 많다. 반면 신규 직원 초임은 한유원(4522만2000원)이 공영홈쇼핑(3778만8000원)보다 약 700만원 높다.
두 기관의 임금체계가 엇갈리는 만큼 통합 과정에서 어느 쪽을 기준으로 임금·직급체계를 맞출지가 쟁점이다. 공영홈쇼핑의 기존 직원 보수체계를 유지하면서 한유원의 인력까지 같은 수준으로 맞추면 통합에 따른 인건비 절감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임금체계를 일괄 조정할 경우 직원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두 번째는 지원 대상 선정과 판매채널 운영을 한 기관에 맡기는 데 따른 이해 상충 문제다. 한유원은 판로 개척이 어려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각종 판로지원 사업을 벌이는 반면 공영홈쇼핑은 정책적 목적을 수행하면서도 판매량과 수익성 등을 고려해 상품을 선정해야 한다. 통합 이후 한 기관이 지원 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동시에 자체 판매채널의 입점·편성까지 관여하게 되면 지원기업에 입점 기회를 우선 배정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올 수 있다.
정부는 오히려 이 같은 기능을 한데 묶어 제품 발굴부터 판매성과 관리까지 연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원사업 선정과 홈쇼핑 상품 선정의 기준을 어떻게 분리할지, 민간 홈쇼핑 등 다른 유통채널에 대한 중립성을 어떻게 확보할지는 후속 논의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가장 복잡한 문제는 공영홈쇼핑 지분 정리다. 정부는 어느 기관을 존속시켜 흡수·통합할지, 두 기관을 해산하고 새 법인을 만들지 등 구체적인 방식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공영홈쇼핑은 2015년 자본금 800억원으로 출범했으며 당시 중소기업유통센터가 50%(400억원), 농협경제지주가 45%(360억원), 수협중앙회가 5%(40억원)를 출자했다. 현재는 한유원이 중소기업유통센터를 승계해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만일 한유원을 존속법인으로 두고 공영홈쇼핑을 흡수·통합하는 방식이라면 농협·수협이 보유한 공영홈쇼핑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쟁점이 된다. 흡수합병 방식에서는 소멸회사 주주의 권리를 어떤 방식으로 정산할지 합병 과정에서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현금뿐 아니라 존속법인 주식 등 다른 방식의 합병대가가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농협·수협에 2015년 출자원금 400억원을 그대로 돌려주는 것으로 끝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통합 과정에서 공영홈쇼핑의 지분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정산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공영홈쇼핑의 기업가치를 1000억원으로 평가한다면 농협·수협이 보유한 50% 지분의 평가액은 500억원이 된다. 다만 이 금액을 반드시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통합 방식에 따라 주식 교환 등 다른 형태의 합병대가를 정할 수도 있다.
농협·수협이 통합법인의 주식을 받을지도 변수다. 현재 농협경제지주와 수협중앙회는 각각 공영홈쇼핑 지분 45%, 5%를 보유하고 있지만 통합 후에는 지분율과 경영 참여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지분을 통합법인 주식으로 바꿀지, 현금 등으로 정산할지 양측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공영홈쇼핑이 설립 당시 농축수산물과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대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만큼 통합 이후 농축수산물 판로지원 기능을 어떻게 보장할지도 변수다.
반대로 공영홈쇼핑을 존속법인으로 두고 한유원을 흡수하는 방식이라면 농협·수협의 기존 지분은 원칙적으로 그대로 존속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한유원이 보유한 공영홈쇼핑 50%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른다. 공영홈쇼핑이 한유원을 흡수하면 한유원이 가진 공영홈쇼핑 주식의 처리와 통합 이후 지배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기관을 모두 해산하고 새 마케팅공사를 설립하는 방식도 가능성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 경우에는 기존 두 법인의 자산·부채와 사업을 새 법인으로 어떻게 이전할지와 함께 공영홈쇼핑의 기존 주주권을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지가 핵심이다. 새 법인의 법적 형태와 통합 절차에 따라 현금 정산이나 주식 교환 등의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한유원과 공영홈쇼핑의 구체적인 통합 방식과 지분 정리 방안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만 결정된 바 없다”며 “통합 시점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통합과 관련해 공영홈쇼핑이나 한유원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며 “농축산물 유통 활성화와 농업인 실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식/정희원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