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쿨링 포그가 뿜어내는 물안개를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쿨링 포그가 뿜어내는 물안개를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국제공항을 통한 입국객도 늘어나면서 상당수가 수도권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부산·동남권에 머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292만7674명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연간 목표인 400만명의 73.2%에 해당하는 규모로 전년 동기(200만3466명)보다 46.1%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증가율(21.3%)을 24.8%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시는 7월 말 기준 300만명까지 남은 인원은 7만2000여명으로 최근 월 40~50만명대 방문객 추이를 감안하면 8월 초순 300만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확한 집계는 이달 말 발표된다.

부산이 연간 300만명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으로 당시는 10월에 달성했다. 올해는 이보다 두 달가량 앞당겨질 전망이다.

7월 한 달간 방문객은 50만7045명으로 집계돼 지난 6월(48만 4057명)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국 방한 외국인 중 부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4.2%로, 4명 중 1명꼴로 부산을 찾은 셈이다.

국가별로 보면 7월 한 달 대만(12만8000명, 점유율 25.2%)과 중국(12만5000명, 점유율 24.7%)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해 두 나라가 전체의 절반가량(49.9%)을 차지했다. 특히 대만은 전년 동월 대비 88.3% 늘었고 중국도 80.3% 증가했다. 1~7월 누계로는 대만 60만5000명(60.1%), 중국 59만4000명(88.4%), 일본 34만 명(27.5%) 순이었다.

장거리 시장에서는 미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같은기간 미국인 방문객은 25만9675명으로 전년 동기(14만5535명) 대비 78.4% 늘어 전국 미국인 방한객 증가율(11.6%)의 6배를 넘어섰다. 미주 직항 노선이 없는 여건에서도 부산이 장거리 시장에서 독자적인 목적지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증가세의 배경에는 김해국제공항이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요즘, 한국관광 리포트' 2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은 101만4341명으로 전년 동기(69만 1993명) 대비 46.6% 늘어 청주·대구·김해·제주 4개 지방공항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다.

특히 입국 후 이동 경로가 주목된다. 김해공항 입국 외국인의 50.2%는 부산에 머물렀고 47.9%는 경남·울산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했다.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비중은 1.9%로 4개 지방공항 중 가장 낮았다. 입국객의 98.1%가 동남권 안에서 움직인 셈이다.

관광객 증가는 소비 확대로도 이어졌다. 1~7월 부산의 외국인 카드 소비액은 742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0.8% 늘며 서울(6조 7486억원)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주(3438억원)와 함께 두 지역이 비수도권 외국인 소비의 75.2%를 차지했다. 이 중 의료관광 소비는 118.4% 증가해 서울을 제외한 지역 의료관광 소비의 37%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부산시는 하반기에도 관광객 유치세를 이어가기 위해 대형 행사를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9월 8~10일 '2026 부산글로벌도시위크'에 이어, 10월 한 달간 부산 전역에서 '페스티벌 시월'이 열린다. 부산국제록페스티벌(10월2~4일), 부산유엔위크(10월23일~11월11일), 글로벌도시관광서밋(10월26~28일)이 잇따라 개최된다. 아울러 김해공항과 부산역에는 비짓부산패스 키오스크를 도입하고, 16개 구군과 함께 주요 관광지 안내 체계 정비도 추진하기로 했다.

전재수 부산 시장은 "300만 명 고지를 올해는 불과 7개월 만에 눈앞에 두게 된 만큼, 몇 명이 왔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얼마나 깊이 경험했느냐가 중요하다"며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의 98퍼센트(%)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부산과 동남권에 머문다는 점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양적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체류 기간 연장과 관광 소비의 지역 확산이라는 질적 성장에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