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규약에 창당 이후 처음으로 전시 대응 조항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인사·조직 통제 권한을 당규약에 구체적으로 명문화하고 유사시 의사결정 체계까지 정비하면서 장기 집권과 비상 통치에 대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3일 ‘북한 제9차 당대회 개정 당규약 분석 및 북한 정세 평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월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개정된 당규약 전문을 공개했다. 올해 당대회 개정 사항까지 반영된 규약 전문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노동당 창당 이후 처음 등장한 전시 관련 규정이다. 평시에는 지역과 기관에 새로 임명된 간부가 해당 당 지도기관 구성원이 되기 위해 내부 선거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전시에는 이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도 전시에 중앙위 전원회의의 위임을 받아 중요 현안을 토의·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전시 당 조직 인사·운영 절차를 간소화해 비상시 대응력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김정은의 권한도 이전보다 세밀하게 규정했다. 기존 규약은 총비서를 ‘당 수반’으로 포괄적으로 규정했지만 개정 규약에는 정치국 회의 및 정치국 상무위원회 소집·사회권, 중요 간부 임면권, 당원·후보당원 입출당권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김다빈/강현우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