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블룸버그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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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반도체 관세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및 CNBC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가 없다’고 계속 말해 왔다”면서 “미국에서 (반도체 기업들이) 공사를 시작할 의향이 없다면, 세계 최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곧 표적화되고 신중하게 설계된 관세 정책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대규모 반도체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는 폴리티코 보도에 관해 “정확하다”면서 “우리는 혁신적인 의약품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에 최혜국대우(MFN) 정책을 도입한 기업에 관세를 경감해줬다. 반도체에서도 그런 방식을 예상하면 된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월 대만과 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미국 내 생산시설을 짓는 동안에는 계획 생산량의 2.5배, 완공 후에는 1.5배 물량에 대한 관세 면제를 약속했다. 의약품 기업에도 미국 내 시설을 지으면 향후 도입 예정인 관세를 면제해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블룸버그TV 진행자가 반도체 관세 계획과 관련해 ‘SK와 삼성 입장에서는 경고를 받은 셈’이라고 말하자 러트닉 장관은 “그들이 이곳에 공장을 지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정부 임기 내) 제 시간에 완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착공은 확실히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라파예트에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 패키징 시설을 지난달 말 착공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지속적으로 두 회사에 추가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관세로 투자를 압박함으로써 반도체 산업을 미국에 가져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미국의 반도체 생산 비중은 2% 미만이었지만, 지금은 40%를 향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텔이 성공한다면 우리가 떠날 때쯤(트럼프 정부 임기 말)엔 50%에 도달할 것”이라고도 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미 1조 2000억달러 규모의 건설 확약이 들어와 있다. TSMC가 2650억달러, 마이크론이 2500억달러로 두 회사만 해도 5000억달러가 넘는다”고 했다.

그는 대만과의 무역합의를 언급하면서 “대만은 자국 반도체 생산량의 40%를 미국으로 이전하기로 했으며, 현재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음 주 쯤 200억~300억달러 규모 추가투자 계획을 (대만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을 옹호하면서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높아진다는 주장을 폈다. 수입 감소는 소비와 투자 위축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간과한 잘못된 해석이다.

러트닉 장관은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면 관세 수입이 연간 3000억~4000억달러를 넘어서며 재정적자를 줄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또 “경제가 다시 활기를 띠며 성장률이 3%대로 복귀할 것이고, 이는 채권시장을 안정시킬 뿐만 아니라 금리 하락을 이끌 것”이라는 ‘트럼프 경제학’을 소개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