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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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 국채금리가 일제히 뛰면서 정부와 기업, 가계의 차입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막대한 재정적자와 물가 인상(인플레이션) 우려에 중동발 유가 상승, 인공지능(AI) 기업의 회사채 발행까지 겹치며 채권 매도세가 확산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8bp(1bp=0.01%포인트) 오른 연 4.79%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4.8%에 근접해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40%, 30년물은 5.27%로 올랐다. 30년물 금리는 2006년 이후 가장 오랫동안 5%를 웃돌고 있다. 단기물보다 장기물 금리가 더 빠르게 오르면서 장기 차입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3%를 넘어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30년물 금리는 5.85%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독일과 프랑스의 30년물 금리도 201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번 매도세에는 주요국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40조달러에 이른다. 국채 발행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자 비용까지 불어나면서 재정 부담이 구조적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경계가 커졌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 재개로 국제유가가 약 5% 급등한 것도 채권시장에 부담을 줬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AI 투자 확대도 채권 공급을 늘리고 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AI 기반시설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국채 수요를 일부 잠식하고 있다.

일본 국채금리 상승의 파장도 주목된다. 일본 투자자들이 금리가 높아진 자국 채권으로 자금을 옮기면 미국과 호주 등 해외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호주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채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기업대출 금리를 밀어 올린다. 정부의 국채 이자와 차환 비용도 늘어나는 만큼 이번 매도세가 장기화하면 실물경제와 주식시장에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지난달 28일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는 뜻을 내비친 뒤 시장은 이달 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반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호주·뉴질랜드 중앙은행도 잇달아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