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권한이 커진 가운데 여권에서 경찰청장 후보군을 외부 인사까지 넓히고 국가수사본부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경찰 출신이 아닌 사람이 경찰청장을 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인사 재량권을 확대하는 방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31일 경찰청과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경찰의 민주적 통제 및 경찰수사 혁신’ 토론회에서는 사실상 치안정감 7명에게만 열려 있는 경찰청장 자리를 판검사·변호사 15년 이상 경력자와 법률·경찰학 교수 등에게도 개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유승익 명지대 법학과 교수는 “국민 통제와 전문성 수혈을 위해 외부 개방형 임용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부 개방에 대한 신중론도 나왔다. 강소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하위 계급부터 지휘부까지 경험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가 경찰 조직을 지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며 “임용권자의 선택 범위와 재량이 커질 가능성을 견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논의는 경찰청장 공석 상황과도 맞물린다. 조지호 전 청장은 2024년 12월 직무가 정지된 뒤 지난해 12월 파면됐지만 후임 인선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는 상항에서 후보군을 외부까지 넓히면 차기 청장 인선을 둘러싼 인사권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수본장에 대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국 3만여 명의 수사경찰을 지휘하고 수사 종결을 책임지면서도 국회 검증은 받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 내부에서는 일선 경찰의 부담만 키워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경찰관은 “99%의 경찰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비위 문제의 책임을 하위직에 돌리기보다 고위 지휘부와 내부 감찰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1일 경찰개혁추진단 첫 회의를 열고 ‘6대 폐단’ 근절을 위한 경찰개혁 방안을 논의한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