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철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31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주형철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31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내년도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3년 이상 계속된 사업과 시·군 중복사업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고, 성과가 낮은 사업은 예산을 삭감하거나 폐지한다. 체납액 징수와 신규 세원 발굴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세입도 1조원 이상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정위기 극복 전략 태스크포스(TF)'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5일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주형철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이날 "순수 재정수입에서 순수 재정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가 2022년부터 매년 1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세입 전망과 지출 규모를 고려하면 내년에는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도는 재정 정상화를 위한 3대 대책으로 2027년도 예산 전면 재구조화, 2030년까지 세입 1조원 이상 추가 확보,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 4대 세제개편을 제시했다.

먼저 지출 구조조정에 나선다. 2027년도 본예산을 사실상 '제로베이스' 방식으로 편성해, 3년 이상 계속된 사업은 필요성과 효과를 원점에서 다시 따진다. 부서 간 중복사업이나 시·군 사업과 겹치는 사업은 원칙적으로 일몰시키고, 평가 점수가 낮은 사업은 예산을 삭감하거나 폐지한다.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는 재원조달계획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주 부지사는 "아낄 수 있는 곳에서 많이 아끼고 필요한 곳에 더 잘 쓰는 것이 재정 구조조정의 방향"이라며 "도민 안전과 민생을 강화하면서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투자 여력은 확보하겠다"고 했다.

자체 세입 확충에도 속도를 낸다. 목표는 2030년까지 1조원 이상이다. 도는 체납 관리를 강화하고 임대용 자동차 등록 유치 등 새로운 세원을 발굴하기로 했다.

도민 세금으로 출자한 공기업의 운영 이익에 대해서도 안정적으로 배당금을 확보할 방침이며, 필요하면 자산 매각 등 추가 세입 확보 방안도 검토한다.

도는 중앙정부를 상대로 세제개편도 요구하기로 했다. 지방소비세율을 임기 내 40%까지 높여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취득세 의존도를 낮추고, 담배소비세에 부과되는 지방교육세 가운데 일몰 예정인 부분은 지역자원시설세로 전환해 소방·안전 재원으로 쓰겠다는 구상이다.

법인세의 5%를 광역지방정부 재원으로 돌리고, 경기도도 보통교부세를 받을 수 있도록 기준재정수요액과 기준재정수입액 산정 방식을 현실화해달라는 요구도 함께 담았다.

주 부지사는 "경기도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개발 시대에 머물러 있는 낡은 재정구조"라며 "도의회와 31개 시·군,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등과 연대해 국회와 중앙정부를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는 TF 논의 결과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세입 확보 추진단'과 '지출 구조조정 추진단'을 구성하고, 경기도의회와는 '지방재정 상생 협의체'를 구성해 협의할 계획이다.
수원=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