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중동·아프리카(MEA) 스마트폰 시장이 두 자릿수 역성장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10%포인트 끌어올리며 1위 자리를 굳혔다. 메모리 공급난으로 저가 스마트폰 출하가 급감하자 보급형 제품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이 타격을 받은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와 플래그십 제품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했다.

3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동·아프리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수요를 끌어올릴 만한 별다른 판매 촉진 요인이 없었던 데다 이슬람력과 그레고리력의 차이로 상반기 주요 판매 성수기가 1분기에 몰린 영향도 있었다.

시장 줄었는데 삼성 점유율은 10%P 뛰었다

전체 시장이 위축됐지만 브랜드별 성적은 엇갈렸다. 삼성전자의 출하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22%에서 올해 32%로 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테크노는 17%에서 15%, 샤오미는 16%에서 12%, 인피닉스는 6%에서 5%로 각각 낮아졌다.

애플과 리얼미도 점유율을 높였다. 애플은 8%에서 10%, 리얼미는 2%에서 3%로 상승했다. 리얼미는 같은 기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지만 인도와 중국 등 다른 시장의 물량을 중동·아프리카로 돌리며 현지 판매를 늘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07·A17을 중심으로 중저가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했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S26 플래그십 라인업도 출하량 증가에 힘을 보탰다. 시장 전체 출하량이 감소한 가운데 경쟁사의 공급 감소로 생긴 수요를 흡수한 것이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게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이다.

저가폰 26% 급감…메모리 공급난 직격탄

2026년 2분기 중동·아프리카 스마트폰 제조사별 출하 점유율 / 사진=카운터포인트
2026년 2분기 중동·아프리카 스마트폰 제조사별 출하 점유율 / 사진=카운터포인트
시장 부진은 250달러 이하 저가 스마트폰에서 가장 컸다. 이 가격대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해 가격대별 구간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비중이 큰 보급형 제품의 출하 감소가 전체 시장을 끌어내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속되는 메모리 공급난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공급 제약이 이어지자 제조업체들이 제한된 물량을 수익성이 높은 상위 모델에 우선 배정했고, 상대적으로 저가 제품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더 큰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공급 환경은 트랜션 계열 브랜드와 샤오미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인피닉스와 테크노를 거느린 트랜션과 샤오미는 중동·아프리카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높은 업체다. 반면 삼성전자는 보급형부터 플래그십까지 상대적으로 넓은 가격대의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전체 시장 10%↓에도 5G는 8% 늘어

전체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5G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율은 1%였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5G 스마트폰 출하 증가를 주도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2분기의 낮은 기저와 역내 5G 네트워크 구축 확대, 관련 정책 지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저가 제품 공급이 감소하고 제조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제품에 부품을 우선 배정한 것도 5G 제품 비중 확대에 영향을 줬다.

중동·아프리카 시장은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이번 분기에는 소비 수요가 상위 가격대로 이동했다기보다 메모리 공급난에 따른 저가 제품 부족으로 시장의 제품 구성이 바뀌었다는 게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설명이다.

아마드 셰하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선임연구원은 "메모리 위기가 시장 전반을 강타했지만 그 영향은 균등하지 않았다"며 "트랜션과 샤오미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는데, 두 브랜드의 물량이 메모리 가격 충격에 가장 취약한 저가 제품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