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치료제가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RNA 치료제는 유전정보의 흐름을 조절해 질병과 관련한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거나 필요한 단백질의 생성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치료 효과를 낸다. 특히 단백질 자체가 아니라 유전정보의 발현과 전달 과정을 직접 조절한다는 점에서 기존 의약품과 차별화된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비롯해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Spinraza),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렉비오(Leqvio) 등이 대표적인 RNA 의약품이다. RNA는 어떻게 단순한 유전정보 전달자에서 새로운 신약 플랫폼으로 진화했을까.
사진 AI 활용 필자 제작
사진 AI 활용 필자 제작

RNA, 유전정보 전달자에서 생명현상의 조절자로

1953년 왓슨과 크릭이 데옥시리보핵산(DNA) 이중나선 구조를 규명한 이후 분자생물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DNA에 저장된 유전정보가 리보핵산(RiboNucleic Acid, RNA)을 거쳐 단백질로 발현된다는 ‘중심원리(central dogma)’가 현대 생명과학의 기본 틀로 자리 잡으면서 DNA는 생명의 설계도이자 유전정보의 저장소로 인식됐다.
반면 RNA는 DNA의 정보를 리보솜으로 전달하는 일시적인 중간 매개체로 여겨졌다.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는 불안정성까지 더해져 RNA를 의약품으로 활용한다는 발상은 오랫동안 현실성이 낮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