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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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가전 구독을 찾던 소비자들이 생활서비스 플랫폼 '아정당'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 제조사의 '구독' 서비스를 향하던 관심이 제품 종류와 후기를 확인하면서 '렌탈'로 이동하고 조건 비교를 거쳐 결국 다른 업체를 선택하는 흐름이 포착됐다. 가전 대여 수요는 제조사가 만들었지만 소비자들은 정작 다른 채널로 언제든 이탈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인공지능(AI) 가전의 경우 삼성전자 제품으로 관심이 집중됐지만 제품군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들, 가전 '구독'보다 '렌탈·검색' 찾아

31일 검색 데이터 기반 마케팅 기업 어센트AI에 따르면 가전을 대여하려는 소비자들은 가전 제조사에서 만든 마케팅 용어인 '구독'보다 '렌탈'을 검색하는 이들이 많았다.

어센트AI는 최근 낸 리스닝마인드의 '2026 가전 시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2022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집한 구글·네이버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주요 가전 카테고리의 '논브랜드' 키워드 중 '렌탈·대여·구독'과 AI·에이아이'가 포함된 검색어를 추렸다. 검색량과 연관 주제를 집계한 뒤 검색 전후 이동 경로도 함께 분석했다.

검색량을 보면 '렌탈'이 '구독'을 압도했다. 렌탈·대여는 월평균 52만4507회, 연간 764만회 검색됐다. 렌탈·대여 검색 중 '정수기' 관련 검색량이 월평균 23만8100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에어컨' 7만7997회, 'LG' 4만5548회, '코웨이' 4만4390회 순이었다.

'가격·비교' 검색도 상위권에 올랐다. 이미 품목을 정한 소비자가 구매 직전 조건을 맞춰보는 시장인 셈이다.

'구독'은 월평균 4만6744회로 '렌탈·대여' 대비 약 11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다만 2022년만 해도 사실상 전무했던 검색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구독 관련 검색어로는 '가전' 1만7138회, 'LG' 1만6754회, '에어컨' 9952회, '삼성' 9294회 순이었다.

보고서는 "최상위 키워드가 품목명이 아닌 '가전'과 브랜드(LG·삼성)로 나타나 카테고리 자체를 탐색하기보다 제조사·서비스 차원의 진입이 먼저 이뤄지는 형성 초기 단계"라고 분석했다.

'가전 구독' 검색 LG로 집중, 이후 '아정당'으로

검색 경로도 달라졌다. 1년 전 포착됐던 '가구 구독'은 빠지고 '펫드라이룸·펫 급수기'가 새로운 연관어로 떠올랐다. 렌탈과 구독의 차이를 묻던 검색은 '가전 구독이란', 가전 구독 뜻'처럼 개념 자체를 알아보는 방향으로 옮겨갔다. 구독이 독립된 가전 이용 방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엔 월평균 4290회, 연간 5만5160회 검색된 'LG 가전 구독'이 있다. 소비자는 장단점, 사용 후기, 해지 조건을 확인한 뒤 제휴카드와 이전 설치 비용을 따졌다. 문제는 다음 경로다. 검색 전후 2단계 검색어를 1년 전과 비교하자 '아정당 냉장고'가 새로운 연관어로 등장했다. 'LG 가전 구독'을 검색하다 '아정당 냉장고'를 찾는 것이다.

에어컨에선 LG전자를 이탈하는 소비자 검색 흐름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LG 에어컨 구독'은 제품 종류와 후기를 탐색을 거쳐 '에어컨 렌탈'로 검색어가 바뀌었다. 이용 기간, 벽걸이형 사양, 위험 요인, 삼성전자 제품을 비교한 검색은 '렌탈 후기'를 지나 '아정당 에어컨'으로 연결됐다.

'아정당 정수기'는 월평균 3만9213회, 연간 36만4870회 검색됐다. '아정당 에어컨'은 각각 2666회, 1만4060회로 집계됐다.

특히 '아정당 에어컨'은 지난해 여름을 기점으로 검색량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브랜드 검색으로 시작된 관심이 자사(LG전자) 채널에 안착하지 못하고 타 브랜드 판매 채널로 이탈하는 흐름"라고 설명했다.

'AI 가전' 검색량 상위 1~7위 모두 '삼성'

'AI 가전'은 초기 시장의 한계를 드러냈다. 검색량은 높랐지만 소비자들 이해도가 깊지 않은 상황.

검색량만 보면 AI 가전을 향한 소비자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AI 가전 관련 키워드는 678개, 관련 주제는 350개로 나타났다. 월평균 검색량은 11만4863회, 연간 검색량은 83만7513회를 기록했다. 여성 검색 비중이 61%로 남성(39%)보다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40대, 50대, 30대 순으로 검색량이 높게 조사됐다.

AI 가전에 관련된 상위 7개 검색어는 모두 삼성전자 제품이 휩쓸었다. '삼성 AI 콤보 세탁기'가 월평균 검색량 9710회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 로봇청소기 AI' 7660회, '삼성 AI 세탁기' 7346회, '삼성 AI 냉장고' 3473회, '삼성 AI 로봇청소기' 3410회, '삼성 에어컨 AI 쾌적' 3233회, '삼성 AI Q9000 에어컨' 2800회 순이었다.

8위에 이르러서야 LG전자 관련 검색어('LG 에어컨 AI 건조·2213회)가 잡혔다. 하지만 곧이어 '삼성 AI 에어컨'(2190회), '삼성 에어컨 AI 쾌적 모드'(2183회)가 뒤를 이었다. 그다음으로 'LG 에어컨 AI 모드'(2023회)가 등장했다. 이 밖에는 '삼성 AI 인덕션'(1686회), 'AI 냉장고'(1353회), '삼성 AI 무풍 에어컨'(1326회), 'AI 선풍기'(1076회) 등이 상위 20위에 들었다.

제품명으로 검색량이 집중되는 현상은 브랜드 광고가 관심을 끌었다는 증거다. 동시에 'AI 가전' 부문에 대한 소비자들 인지 수준이 아직 약하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AI 가전'이 비교적 최신 키워드인 만큼 이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거나 'AI 에어컨', 'AI 냉장고'처럼 일반적인 카테고리 단위로 검색하는 흐름이 형성되어야 하지만 대부분이 제품명 관련 검색어"라며 "이는 소비자의 전반적인 AI 가전 카테고리 인지가 성숙해진 결과라기보다는 AI를 전면에 내세운 삼성의 강력한 제품 마케팅·광고 영향에 기반한 최신 모델 검색 니즈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