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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유산 '세비체'의 굴욕, 숭어 대신 아마존 민물고기 넣는 이유는?
27일(현지시간)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루해산물레스토랑협회는 엘니뇨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숭어·전갱이·고등어·페헤레이 등 세비체에 주로 쓰이는 생선의 공급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엘니뇨현상으로 인해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생선이 수온이 낮은 깊은 바다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생선이 귀해지자 가격도 뛰었다. 일부 어종의 식당 납품 가격은 ㎏당 35솔(약 1만5000원)까지 올랐고 페헤레이와 가리비 관자 등 주요 해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0~25%나 뛰었다. 하비에르 바르가스 페루해산물레스토랑협회장은 엘니뇨로 관련 업계의 20~30%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페루에는 세비체 전문점만 3만8000여 곳이 있다. 오랜 경기 침체 속에 음식값을 계속 올리기도 어렵다. 식당들은 대신 따뜻해진 연안으로 들어오는 가다랑어와 참치, 만새기를 사용하거나 아마존 민물고기인 파이체와 돈세야까지 세비체 재료로 쓰고 있다. 전통적으로 써온 생선이 아니라 잡히는 어종으로 메뉴를 바꾸고 있다.
생선과 오징어 등 날해산물을 라임과 레몬즙에 재워 채소와 함께 먹는 세비체는 페루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2023년에는 세비체를 만들고 먹는 페루의 전통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국민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엘니뇨가 바다 생태계를 바꾸면서 오랫동안 세비체에 사용해온 재료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한편 페루 당국은 오는 11월부터 엘니뇨가 한층 강해져 최소 10개 주에서 심각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약 120만 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