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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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괴사로 인한 악취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환자가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은 것과 관련, 환자 측이 응급실의 초기 대응 부실을 주장했다.

반면, 병원 측은 중증 환자 처치로 불가피하게 대기시간이 발생했지만, 환자의 예후나 의학적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6월 5일 오후 1시 14분께 김희환씨(70)는 "왼쪽 발등을 돌에 찧었다"면서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김씨가 휠체어에서 대기하는 과정에서 아들 김기욱씨(41)는 접수창구에 다리 괴사와 악취, 극심한 통증 등을 알리며 의료진의 상태 확인을 요청했다.

이후 희환씨에 대한 예진은 응급실 도착 25분 뒤인 오후 1시 39분께 이뤄졌고, 그로부터 약 10분 만에 응급실에 입실했다고 기욱씨는 전했다.

병원 측은 연합뉴스에 "당시 환자분류소에 희환씨보다 중증도가 한 단계 높은 KTAS 2등급 흉통 환자와 희환씨와 같은 KTAS 3등급 복부 외상 환자 등 먼저 내원한 환자 2명에 대한 분류와 예진이 진행돼 희환씨의 대기시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환자분류소 간호사는 주요 증상과 활력 징후, 현장 평가 결과를 종합해 희환씨를 KTAS 3등급으로 분류했다.

KTAS는 응급실 내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중증도를 나눠 진료 우선순위를 정하는 분류체계로, 가장 위급한 1등급부터 비응급인 5등급까지 나뉜다.

이후 희환씨는 가스괴저가 의심되는 왼쪽 다리 괴사성 근막염 진단을 받고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추가로 허벅지까지 절단하는 2차 수술받았다.

기욱씨는 "피부 변색과 괴사, 악취 등 증상이 있었던 만큼 곧바로 정식 분류까지는 못 하더라도 의료진이 대기 중인 환자 상태를 대략적으로라도 파악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의료진 소견에 따르면 환자 분류 단계에서 소요된 25분의 시간은 환자의 최종적인 치료 예후나 의학적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욱씨는 분류 지연이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객관적인 의학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이번 사건을 두고 보건 당국은 응급환자 내원 시 신속한 중증도 분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력 운영체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병원에 행정지도와 개선을 권고했다.

병원은 이를 수용해 응급실 환자 유입이 집중되는 시간대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환자분류소 간호사 1명을 추가 배치했다.

또 내원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대에도 여러 환자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에 대비해 응급실 내 KTAS 자격을 갖춘 간호사가 즉시 환자분류소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병원 측은 "당시 응급실 내원 환자는 총 83명으로 심폐소생술(CPR) 2회 시행, 사망환자 2명 발생 등 혼잡도가 매우 높은 상태였다"면서 "김희환 환자 내원 시점에도 먼저 내원한 중증 응급환자들의 분류와 예진이 긴박하게 진행돼 부득이하게 대기 시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응급실에는 응급의학과 교수 1명과 전공의 2명, 환자분류소 근무 간호사 1명을 포함한 간호사 8명, 전담간호사 1명 등 규정을 준수한 의료인력이 근무하고 있었다"면서 "대기 해소가 즉각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와 보호자께서 느꼈을 불안과 고통에 깊이 공감한다. 행정지도 및 권고에 따라 개선된 사항들을 기초로 환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응급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희환씨는 춘천성심병원 입원 중 지난 6월 말 저혈량 쇼크로 사망했고, 사망 원인은 이번 괴사성 근막염과 다른 질환으로 확인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