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길상 한기대 총장 "취업률 82.8%, 비결은 실사구시"
한국기술교육대학교(KOREATECH) 유길상 총장은 3년째 여름방학마다 학생들의 '제주 국토대장정'에 동행하고 있다. 지난 8월 13일에는 폭염과 소나기 속에서 학생들과 15km 올레길을 걸으며 청년들의 고민을 경청했다. 평소에도 교양강의와 소통 간담회를 통해 학생 진로 상담을 직접 챙긴다. 이는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한기대의 '실사구시(實事求是)' 교육 철학과 맞닿아 있다. 최근에는 수시 모집을 앞두고 학생 홍보대사들과 SNS '연기 챌린지' 영상에도 출연했다.

지난 7월에는 대통령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한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충청권 대학을 대표해 "정부는 미래를 설계하고 기업은 산업에 투자하지만, 사람의 가능성을 키우는 것은 결국 대학"이라고 강조해 주목 받았다. 전국 일반대학 취업률 1위(82.8%)를 기록 중인 한기대는 반도체·AI 학제 개편, 'DREAM 리더십', 전 국민 대상 온라인 평생직업능력개발 플랫폼 'STEP'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하는 유길상 총장과의 일문 일답.

3년 연속 학생들과 '제주 국토대장정'을 함께 걸었습니다.

교육의 답은 현장과 학생에 있습니다. 궂은 날씨와 험난한 코스를 함께 이겨내다 보면 청년들의 진로·취업 고민이 있는 그대로 전해집니다. 국토대장정은 리더와 팔로워의 역할을 체득하는 경험학습입니다. 학생들에게는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마음의 근력을 키우고 긍정의 습관을 지녀야 한다'고 당부해왔습니다.

제가 지향하는 '학생 감동 대학'은 입학부터 졸업, 사회 진출까지 대학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키워 '한기대를 선택한 것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도록 전주기 맞춤형 성장을 지원하려 합니다.
유길상 한기대 총장 "취업률 82.8%, 비결은 실사구시"
지난 7월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충청권 대학 대표로 유일하게 발언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충청권을 국가 첨단산업 메가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한 자리였습니다. 저는 '정부는 미래를 설계하고 기업은 산업에 투자하지만, 첨단 산업 시대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자본과 기술이 아무리 투입돼도 이를 운용하고 혁신을 이끌 실천적 인재가 없으면 산업 생태계는 유지되지 않습니다. 한국기술교육대는 충청권 첨단산업 벨트의 핵심 인재 공급 허브가 되겠다는 다짐을 전했습니다.

취업률이 82.8%로 전국 4년제 일반대학 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핵심은 '실사구시'에 기반한 교육 모델입니다. 이론과 실험·실습을 5대 5로 편성하고, 산업 현장 경력이 있는 교수진이 최신 기술 트렌드를 교육과정에 즉시 반영합니다. 3~4학년이 기업 현장에서 4~10개월간 실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IPP)'이 대표적입니다. IPP 참여자 취업률은 88.0%로 미참여자(77.1%)보다 10.9%p 높습니다.
대기업·공공기관 취업률도 50%를 넘습니다. 그 결과 2026학년도 수시 경쟁률 11.24대 1(비수도권 2위), 정시 경쟁률 7.19대 1(역대 최고)을 기록했습니다. 일반 사립대 절반 수준의 등록금, 장학 혜택, 높은 기숙사 수용률도 요인입니다.
유길상 한기대 총장 "취업률 82.8%, 비결은 실사구시"
충청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맞물려 대학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특성화 전략과 학제 개편 계획은?

한기대는 반도체 설계부터 공정·장비·패키징까지 전주기 실습 환경을 갖췄습니다. 2010년 구축한 826㎡ 규모 클린룸(CLASS 1000)에서 학부생 때부터 웨이퍼 가공과 소자 제작 공정을 직접 체험합니다.
UC 어바인 등 해외 대학·글로벌 기업과의 교류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내년부터는 3~4개 학부가 연계하는 '반도체 융합전공'을 신설해 소단위 융합 트랙 중심의 학사 구조로 개편할 계획입니다.

AI 대전환(AX) 시대, 한기대의 AI 인재 양성 방향이 있나요.

전 신입생에게 'AI 리터러시' 교육을 필수로 이수하게 하고, 2026학년도부터 AI·소프트웨어전공과 AI정보통신공학전공을 신설해 100명을 선발했습니다. 단기 AI·반도체 집중과정을 확대하고, 졸업연구작품과 장기현장실습(IPP)에서 AI·SW 직무 비중도 늘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국내 대학 최초로 AI 기반 맞춤형 학습·성장 지원 플랫폼 'K-LXP'를 도입했습니다. AI가 학생의 학업 역량과 진로 목표를 분석해 교과목과 비교과 활동, 취업 포트폴리오를 추천합니다. 다담미래학습관과 가상현실(VR/AR) 메타버스 실습 인프라도 함께 활용하면서 AI·디지털 융합 교육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최근 'DREAM 리더십' 특강을 진행했는데요. 의미와 경영철학은 뭘까요.

2023년 6월 취임 당시 'CDO(Chief Dream Officer)'로서의 리더십을 밝혔습니다. 구성원이 일의 의미를 깨닫고 스스로 동기부여를 통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성장시키는 리더의 5가지 질문을
'DREAM'으로 정리했습니다.
△D(Dream): 구성원이 자신의 미래와 꿈을 명확히 그리고 있는가? △R(Respect): 조직이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고 있는가? △E(Engagement):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하고 있는가? △A(Advancement): 개개인이 어제보다 성장하고 있는가? △M(Meaning):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깨닫고 있는가? 일의 의미를 알고, 내 일로 여기며, 스스로 움직여야 문화가 되고 성과가 창출됩니다. 한기대의 입시 성과와 취업률 1위 달성은 사람 중심 교육의 결과입니다.

온라인 직업훈련 플랫폼 'STEP'의 성과와 향후 방향은.

기술·공학 및 디지털 신기술(AI, IoT, 빅데이터 등) 분야 2500여 개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해 STEP을 통해 무상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2400만 명이 STEP으로 역량을 길렀습니다. LMS 분양과 컨설팅을 통해 누적 1,220개 기관·기업에서 100만 명 이상이 교육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연간 27만 명 규모로 AI 중심 훈련을 확산하고, 산업별 AI 융복합 콘텐츠 24개 과정(누적 125개)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 중 17개 과정은 산업 직무에 AI 기술을 접목한 'AI+X(AX)' 과정입니다. 이러닝·가상훈련·메타버스를 결합한 '디지털 트윈' 훈련 모델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국 대학, 폴리텍, 직업훈련기관을 연계한 '국민 평생직업능력개발 네트워크'를 완성해, STEP을 'K-LLL(Life Long Learning)' 표준 모델로 세계에 수출할 계획입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