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천으로 주택 공급 ‘물꼬’ 트나 >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용산공원 개발 대안으로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를 포함한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 구상을 제안했다. 사진은 탄천물재생센터와 마루공원 일대.  /최혁 기자
< 탄천으로 주택 공급 ‘물꼬’ 트나 >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용산공원 개발 대안으로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를 포함한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 구상을 제안했다. 사진은 탄천물재생센터와 마루공원 일대. /최혁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26일 주택 공급 부지 활용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개발이 속도를 낼지 관심을 끈다. 인근 민간 부지까지 연계하면 공급 물량이 최대 2만 가구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내 그린벨트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1.2배 완화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용산공원 내 훼손지 활용을 두고는 양측이 견해차만 재확인한 채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 탄천변 2만 가구 ‘급물살’ 타나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서울시청 인근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난 뒤 “서울시가 제안한 탄천물재생센터 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며 “이번 회동의 핵심 의제도 탄천 개발이었다”고 밝혔다.
'탄천변 통개발' 땐 최대 2만가구…용산공원은 여전히 평행선
탄천물재생센터는 39만3000㎡ 규모로 용산어린이정원(약 30만㎡)보다 넓다. 인근에 지하철 3호선 대청역이 있고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시설과 가깝다. 서울시는 개발 밀도에 따라 최대 1만3000가구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과 임대를 포함한 청년·신혼부부 대상 ‘동남권 청년특화산업단지’ 구상도 추진 중이다. 오 시장은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가 올해 말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동부도로사업소(3조3000억원)와 SETEC(서울무역전시장·2조3000억원) 매각 재원을 활용하면 사업비 문제를 해소할 수 있어 정부가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24년 5월 탄천물재생센터와 양재천·탄천 합수부 일대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현재 이전을 위한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인근 코원에너지 부지와 동부도로사업소, SETEC 등 민간 부지를 함께 활용하면 공급 물량이 2만 가구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논의도 본격화했다. 오 시장은 “재개발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배까지 높여달라는 서울시 요구를 국토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 착공 31만 가구, 순증 8만7000가구 공급을 제시했다. 용적률이 완화되면 4만3000가구가 추가돼 13만 가구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김 장관은 “얘기를 나누는 것과 견해가 같아지는 건 조금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 조건부 그린벨트 해제도 논의

서울 그린벨트 해제 여부에 관해서도 청사진이 나왔다. 김 장관은 이날 SNS에 “그린벨트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서울시 입장에 환영을 표한다”며 “국토부와 서울시, 여당과 야당 구분 없이 힘을 모아야 하는 매우 절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강남구 세곡동, 수서차량기지 등이 후보지로 검토된다.

용산공원 부지 활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평행선을 이어갔다. 정부는 용산공원 내 과거 주거용 부지에 청년주택을 건립하고 싶다는 의사를 재차 드러냈지만 서울시는 반대 의견을 고수했다. 오 시장은 면담에서 “역사적 맥락과 생태적 가치, 도시공간 구조상 도심 한복판에 이 정도 녹지공원이 필요하다”며 “서울시는 전혀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8·13 공급대책’에서 언급한 7만3000가구 신규 택지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처음부터 7만3000가구에 용산공원은 없었다”며 “용산공원에 관한 국토부 입장은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는 것이고, 그 결과물로 용산공원특별법이 개정돼야만 (주택 공급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어떤 경우에도 용산 미군 반환 부지에 절대 집을 지을 수 없다는 ‘용산 불가론’만 고수해선 안 된다”며 “장교 숙소 등 훼손된 부지 일부를 활용하는 것, 그에 대한 공론화 절차에도 열린 마음으로 동참해 주시라”고 요청했다.

여야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용산공원 주변 부지를 고밀 개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용산공원 캠프킴 법안’을 비롯해 부동산 관련 법안은 상정하지 않았다. 서울시장과 국토부 장관의 회동 결과를 보고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유정/강영연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