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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읽는데 이건 살래요" 우르르…MZ에 인기 폭발한 제품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안 읽는다면서 3시간 줄 섰다"…요즘 MZ들의 책 소비
성인 독서율 38.5% 역대 최저인데
20대는 75.3%…전 연령대 유일 상승
도서전 15만명·출판사 팝업도 북새통
책에서 굿즈·패션·경험으로 소비 확장
성인 독서율 38.5% 역대 최저인데
20대는 75.3%…전 연령대 유일 상승
도서전 15만명·출판사 팝업도 북새통
책에서 굿즈·패션·경험으로 소비 확장
30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38.5%로 2023년보다 4.5%포인트 떨어졌다. 1994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다. 성인 한 명이 1년간 읽은 책도 평균 2.4권으로 2년 전 3.9권보다 1.5권 감소했다.
하지만 20대는 달랐다. 19~29세 종합독서율은 75.3%로 2023년보다 0.8%포인트 높아졌다. 모든 연령층 가운데 유일한 상승세다. 특히 전자책 독서율은 59.4%로 종이책(45.1%)보다 높았다. 책을 접하는 방식 자체가 다양해진 것이다.
책 사러 ‘오픈런’…굿즈가 독자를 부른다
오프라인에서는 책이 하나의 ‘경험 상품’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는 닷새 동안 주최 측 추산 15만명이 방문했다. 18개국 538개 출판사와 관련 단체가 참여했고 개막 첫날부터 오픈런이 벌어졌다. 인기 출판사 부스에서는 한정판 책과 굿즈를 사려는 줄이 수십m씩 이어졌다.
이런 흐름은 쇼핑몰까지 번졌다. 민음사는 캐릭터 브랜드 ‘오늘의귀여움’과 손잡고 이달 11일부터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문장 너머의 세계’ 팝업을 열었다. 고전과 시집의 표지를 캐릭터로 다시 만든 ‘패러렐 커버’부터 키링과 머그, 노트, 보드게임 등을 판매했다. 평일에도 방문객이 몰려 현장 대기 후 입장까지 3시간가량 걸린 사례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최근 젊은 층의 책 소비가 ‘읽기’에서 ‘소장’과 ‘취향 표현’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본다.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13일간 진행된 민음사와 캐릭터 브랜드 ‘오늘의귀여움’의 팝업스토어 ‘문장 너머의 세계’ 팝업에서는 일평균 약 900명이 상품을 구매했다. 단순 방문객이 아니라 결제까지 한 실구매객 기준이다. 팝업 입장 후 구매하지 않은 방문객까지 감안하면 실제 하루 방문객은 1000명을 웃돌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용산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민음사가 ‘오늘의귀여움’과 협업해 기존 책을 특별판처럼 재해석하면서 소장가치가 높아진 점이 인기 요인”이라며 “도서전에 사람이 몰리는 것처럼 일반적인 책과 다른 한정판·소장형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 속 문장과 캐릭터 굿즈 소비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가 반드시 책의 내용만을 보고 구매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갖고 있는 책도 새로운 표지로 다시 사고, 작품 속 문장과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를 함께 구매한다. 책이 읽고 난 뒤 책장에 꽂는 물건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과 취향을 드러내는 소장품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출판사들도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정판 표지와 북커버, 문구류뿐 아니라 유튜브와 팝업스토어, 작가와의 만남 등으로 독자가 책을 접하는 경로를 늘리고 있다. 지난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아예 “굿즈 사려고 책 사는 게 어때서”, “책이 패션인 게 어때서”라는 문구까지 등장했다.
출판시장 전체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집계한 주요 출판사 72곳의 지난해 매출은 약 4조8530억원으로 전년보다 1.3% 감소했고, 절반이 넘는 38개 업체의 매출이 줄었다. 영업이익도 13.4% 감소했다.
유행은 빠르게 번지지만 그 이면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트렌드워치’는 뜨는 소비 트렌드 뒤에 숨은 업계의 전략과 시장의 변화를 추적합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