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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사장 "2029년 차세대 뇌전증 신약 내놓겠다"…SK바이오팜, 1.1조 베팅
선급금만 5000억원..."공격적 투자"
SK바이오팜은 26일 미국 바이오헤이븐 바이오사이언스와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Opakalim·BHV-7000)', 기타 칼륨채널(Kv7) 활성화제 화합물, 'Kv7 디스커버리 플랫폼'에 대한 전 세계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제품 출시 후 10년, 특허 만료, 허가독점권 만료 중 가장 나중에 도래하는 시점까지로 규정했다.총 계약 규모는 7억9500만달러로, 이는 지난해 SK바이오팜 연결 매출의 156%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만 4억달러에 이른다. 거래 종결 시 3억5000만달러를, 종결 1년 뒤 5000만달러를 지급한다. 개발·허가 단계별 마일스톤은 최대 3억9500만달러로 오파칼림에 3억3500만달러, 기타 Kv7 활성화제 화합물에 6000만달러가 배정됐다. 제품 판매 이후에는 순매출 구간에 따른 경상기술료(로열티)를 별도로 지급한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딜은 임상 성공 여부와 별도로 4억달러를 부담하는 공격적 투자”라며 “이미 독자적으로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통한 현금 창출력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이같은 투자를 단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이 들여온 핵심 자산 오파칼림은 뇌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조절하는 Kv7.2·Kv7.3 칼륨채널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경구 저분자 후보물질이다. 신경세포의 과도한 전기적 흥분을 낮춰 발작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현재 바이오헤이븐은 난치성 부분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3상 'RISE2'와 'RISE3’를 진행하고 있다.
유창호 SK바이오팜 전략부문장은 "임상이 성공하면 2029년 미국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2039년 특허 만료 이후에도 미국 특허존속기간 연장(PTE) 제도를 활용한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발의 연속성을 위해 진행 중인 임상은 바이오헤이븐이 계속 수행하되, 관련 비용은 SK바이오팜이 부담한다.
"블록버스터 의약품 '투트랙 전략' 간다"
Kv7 활성화제는 차세대 뇌전증 치료제로 꼽히는 계열이다. 임상이 가장 앞선 물질은 캐나다 제논 파마슈티컬스의 ‘아제투칼너’다. 제논은 지난 3월 부분발작 환자 38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X-TOLE2) 결과를 공개하고 올 3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가되면 뇌전증 영역 최초의 Kv7 칼륨채널 개방제가 된다. 아제투칼너는 용량을 서서히 올리는 적정 과정 없이 하루 한 번 복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엑스코프리의 성장세를 제약할 변수로 지목돼 왔다. 실제 X-TOLE2 참가자의 약 40%는 엑스코프리를 병용하고 있었다.
유 본부장은 “SK바이오팜은 제논과 같은 기전 계열에서 임상 진척도가 두 번째인 물질을 직접 확보했다”며 “오파칼림이 후발주자인 만큼 아제투칼너의 부작용을 보완해서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논의 아제투칼너처럼 GABA를 건드리지 않고도 똑같은 효능을 낼 수 있다는 걸 임상에서 증명하고 있다"며 ”아제투칼너보다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오파칼림이 허가에 성공하면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와 오파칼림이라는 2가지 블록버스터 신약을 미국 직접판매 체계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며 ”여기에 Kv7 플랫폼에서 후속 후보가 도출될 경우 뇌전증 외 다른 신경계 질환으로 적응증을 넓힐 가능성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