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대 정당의 싱크탱크가 2028년 총선을 겨냥해 체질 개선에 나선다. 당 정책위원회와의 업무 중복과 실효성 저하라는 고질적 문제에 직면한 민주당의 민주연구원은 선거·전략 전문 기관으로의 기능 분리를 추진한다. 잦은 지도부 교체와 예산·인력 부족으로 위축된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여연)은 외부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고유 기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총선 겨냥…여야 '무늬만 싱크탱크' 쇄신
민주당은 25일 국회에서 민주연구원 혁신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조직 쇄신 작업에 들어갔다. 전당대회 직후 신임 연구원장을 먼저 임명하던 관례를 깨고 TF부터 띄워 조직의 미션과 역할을 재설계하기로 했다. 민주연구원장과 당 정책위 의장을 모두 지낸 김민석 대표가 싱크탱크의 구조적 한계와 비효율을 손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혁신TF 단장인 강득구 의원은 “연구원만의 차별적 역할을 확립하고 당내 중복 업무는 과감히 통폐합하겠다”며 4대 쇄신 방향을 제시했다. 쇄신의 핵심은 기능 분리와 전략 특화다. 당 정책위와 겹치던 일상적 정책 연구 및 입법 지원 기능은 정책위로 일원화할 전망이다. 민주연구원은 중장기 선거·정치 전략 수립, 인공지능(AI) 기반 정밀 민심 분석, 지방자치 역량 강화 등 2028년 총선을 겨냥한 실전 전략 병참기지로 역할을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2008년 출범한 민주연구원은 당 싱크탱크를 자임했지만 지도부의 지향에 따라 성격과 역할이 끊임없이 바뀌었다.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둔 이해찬 대표 시절에는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양정철 전 원장이 사령탑을 맡아 인재 영입과 총선 판세 분석에 집중했다.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지낸 국제경제통 이재영 원장을 선임해 외교·안보 및 국제 정세 분석에 공을 들였다.

이 때문에 지도부가 바뀔 때마다 연구 방향이 급변하고 당 정책위와의 역할 중복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큰 틀의 혁신 방향은 잡혔으나 중복 조직 통폐합과 인적 구조 개편 등 실무적인 조정 작업이 숙제”라고 했다.

1995년 민주자유당 시절 한국 정당 최초의 정책연구소로 설립된 여연은 높은 정확도의 여론조사와 정교한 정책 개발로 2007년과 2012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정당 싱크탱크의 롤모델로 꼽혔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당 대표가 여연 이사장을 겸임하기 시작하면서 독립성이 약화했다. 잦은 당정 갈등으로 당 지도부가 교체될 때마다 원장까지 바뀌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2020년 국민의힘 출범 이후 네 번의 전당대회와 여덟 번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치는 동안 여연 원장은 일곱 차례나 바뀌었다. 원장 출신인 김용태 전 의원은 통화에서 “여연이 자체 연구 능력을 잃고 여론조사 하청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많았다”고 말했다.

여연은 기획 능력을 키우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지방선거 때는 지역별로 연구원을 매칭해 각 후보 캠프에 필요한 정책 등을 개발했다. 여연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경제, 외교안보, 문화예술 등 각 분야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형창/이에스더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