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광장. 거세게 퍼붓던 빗줄기가 멈춘 자리에 촉촉한 피아노 선율이 겹겹이 흘러들었다.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한 대 앞에 나란히 앉아 연주하는 '포핸즈'였다.

연주곡은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두 연주자가 머리를 앞뒤로 흔들며 어둡고 격정적인 화음을 쌓아 올라가자 객석은 물론 광장을 지나던 시민들 사이에서 열렬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광장에서 tvN 새 드라마 '포핸즈'의 프리뷰 행사가 열렸다. 피아니스트 박주영(왼쪽)과 이민성(오른쪽)이 포핸즈로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를 연주하고 있다./사진=허세민 기자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광장에서 tvN 새 드라마 '포핸즈'의 프리뷰 행사가 열렸다. 피아니스트 박주영(왼쪽)과 이민성(오른쪽)이 포핸즈로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를 연주하고 있다./사진=허세민 기자
이날 무대는 오는 29일 첫방송을 앞둔 tvN 토일 드라마 '포핸즈'를 음악으로 먼저 소개하는 프리뷰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드라마답게 작품 속 주요 클래식 명곡을 라이브 연주로 들려줬다. 연주는 작품의 음악감독이자 대역으로 참여한 피아니스트 박주영과 이민성이 맡아 의미를 더했다. 피아노 연주에 이어 가수 재연도 무대에 올라 청춘의 희망찬 내일을 노래하는 드라마 OST '빛이 머무는 곡'을 처음 선보였다.

드라마 '포핸즈'는 '드림하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의 계보를 잇는 청춘 음악 드라마다. 작품 속 배경은 내로라하는 음악 천재들만 모인 한국예술고등학교다. 어릴 적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천재 피아니스트 강비오(송강 분)와 뒤늦게 피아니스트의 꿈을 품고 전학 온 최정요(이준영 분)는 이곳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하지만 열일곱에 시작된 두 사람의 우정은 10년 뒤인 스물일곱에 불협화음으로 뒤흔들린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강비오와 야생적인 감각을 지닌 최정요의 서로 다른 연주 스타일을 비교해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전문 연주자가 대역으로 참여했지만, 배우들도 기본기는 익혀야 했기 때문에 손에 쥐가 나도록 연습에 매진했다는 후문이다.
tvN 새 드라마 '포핸즈' 포스터./사진=CJENM
tvN 새 드라마 '포핸즈' 포스터./사진=CJENM
이번 작품은 신이원 작가가 클래식 선율 뒤에 숨겨진 극적 서사를 발견하며 시작됐다. 신 작가는 "우연히 한 피아니스트의 콩쿠르 대상 소식을 접한 뒤 클래식에 매료됐다"며 "이후 음악가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니 클래식만큼 드라마틱한 소재가 없다고 느꼈고, 예술을 향한 열정과 간절함 등을 작품으로 엮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점도 이번 작품의 묘미다. 드라마 속에는 '야생의 피아니스트' 최정요의 내면과 닮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1악장, 강비오의 대표곡인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등이 삽입됐다. 신 작가는 "음악이 제2의 주연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선곡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며 "작품에 등장하는 곡들은 기억해두고 계속 찾아 들어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곡들"이라고 강조했다.

드라마는 총 12부작으로 편성됐다.

허세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