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와 경배하는 프란치스코회 수도사가 그려져 있고, 다른 쪽 면에는 피에타(성모 마리아가 숨진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그림)가 그려져 있는 양면 회화. /사진=EPA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와 경배하는 프란치스코회 수도사가 그려져 있고, 다른 쪽 면에는 피에타(성모 마리아가 숨진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그림)가 그려져 있는 양면 회화. /사진=EPA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박물관에서 15세기 르네상스 회화 거장 안토넬로 다 메시나(1430~1479)의 그림 4점이 도난당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은 전날 밤 10시께 절도범들이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고향인 시칠리아 메시나시의 무메(MuMe) 박물관에 침입해 메시나가 1473년 제작한 '산 그레고리오 제단화' 6점 중 현재 남아 있는 5점 가운데 3점을 훔쳐 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당초 5점을 모두 훔쳤지만, 2점은 박물관 앞에 버리고 도주했고, 아울러 보안시스템이 작동하는 진열장 안에서 작은 '양면 회화'도 훔쳐 달아났다.

시칠리아 주정부가 2003년에 구입했던 이 작품의 한쪽 면에는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와 경배하는 프란치스코회 수도사가 그려져 있고, 다른 쪽 면에는 피에타(성모 마리아가 숨진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그림)가 그려져 있다.

마리사 메르쿠리오 무메 박물관장은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가장 중요하고 널리 알려진 작품들을 잃었다"면서 "이는 박물관과 도시, 지역사회, 그리고 미술계에 엄청난 손실"이라고 밝혔다.

메시나 문화 당국은 이 사건을 '재앙'으로 규정했다. 안토넬로가 없는 메시나는 유럽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위대한 예술가와 연결된 도시의 본질 자체를 잃는 것과 같다는 것.

미술 범죄 전문가들은 도난 작품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이라 정상적인 미술시장에서는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범죄 조직 사이에서 담보나 불법 거래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토넬로 다 메시나는 나폴리에서 미술 교육을 받으며 플랑드르 화가들의 작품을 연구해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과 플랑드르 회화의 혁신이 결합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1457년에 메시나로 돌아와 1474년까지 활동했다.

한편, 이번 절도 사건은 이탈리아 북부 도시 파르마 경찰이 지난 3월 박물관에서 도난당했던 프랑스 거장 폴 세잔,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앙리 마티스의 그림 3점을 되찾았다고 발표한 지 며칠 만에 발생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