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연합뉴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연합뉴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주장보다 약 10년 앞서서 대패삼겹살을 판매했다는 창업자의 인터뷰가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법원이 백 대표를 대패삼겹살 최초 개발자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에 이어 나온 인터뷰여서 주목받는다.

16일 김재환PD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재환의 오재나'의 '1980년대 시작된 대패삼겹살 프랜차이즈 초량화성갈비 창업자를 만났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 내용에 따르면 1980년대 부산에서 초량화성갈비를 창업하고 대패삼겹살을 판매했다는 류수덕씨는 당시 식당에 가스 시설을 도입하면서 삼겹살을 얇게 썰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패'라는 이름은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부르기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이후 일본산 중고 육절기를 구매해 얇게 썬 삼겹살을 대량으로 판매했다.

류씨가 공개한 폐업 사실 증명원에는 개업일이 1984년으로 기재돼 있다. 류씨는 "실제 장사를 시작한 시점은 이보다 1년 앞선 1984년"이라고 설명했다. 1993년 대패삼겹살을 개발했다고 주장한 백 대표보다 약 10년 빨리 판매하고 있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당시 부산과 마산 일대에서는 이처럼 얇게 썬 삼겹살이 이미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었다는 것이 류씨의 설명이다. 1991년 초량화성갈비 가맹점을 운영했다는 강경호씨도 당시 메뉴명이 '대패 삼겹살'이었다고 증언했다.

김 PD는 "백종원이 군 복무를 하고 있을 때 부산에는 이미 대패삼겹살 프랜차이즈까지 있었다"며 "당시 대패삼겹살은 지갑이 얇은 부산 청춘들의 일상적인 회식 메뉴였다"고 설명했다.
사진=김재환PD 유튜브 채널 '김재환의 오재나' 영상 캡처
사진=김재환PD 유튜브 채널 '김재환의 오재나' 영상 캡처
백 대표는 과거 방송에서 1993년 무렵 육절기를 잘못 구입해 우연히 얇게 말린 삼겹살을 만들게 됐고, 손님이 '대팻밥 같다'고 말한 데서 착안해 '대패삼겹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발언한 바 있다. 더본코리아 홈페이지에도 과거 '1993년 백종원이 개발한 대패삼겹살'이라는 내용이 게재됐으며, 백 대표는 1998년 '대패삼겹살' 상표를 등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더본코리아 가맹점주가 '대패삼겹살은 백종원 대표가 최초로 개발한 것이 아니다'는 내용을 방송한 김 PD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1980년대 후반부터 부산에서 '대패삼겹살'이라고 불리는 얇은 삼겹살 구이가 이미 유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백 대표를 최초 개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대패삼겹살은 별도의 특별한 제조공정이 필요한 음식이 아니며 육절기로 삼겹살을 얇게 썰면 자연스럽게 둥글게 말리는 형태가 된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