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가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건립을 제한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데이터센터 건립 때 건축심의를 의무화하고 주거지역 내 입지를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영등포구는 지난 12일 열린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제203차 정기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제안해 만장일치로 의결됐다고 13일 밝혔다.

영등포구에서 건립이 추진됐거나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는 총 8곳이다. 이 가운데 한 곳은 완공됐고 2곳은 건립이 진행 중이다. 한 곳은 건립 예정이며 나머지 4곳은 건축허가나 건축심의가 접수된 상태다.

구는 추가 데이터센터 건립 신청이 이어질 경우 지역 내 7개 변전소만으로 전력 공급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일반 건축물뿐 아니라 향후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전력 공급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 냉각 과정에서 많은 용수를 사용하는 점도 부담으로 꼽았다.

현행 법령상 데이터센터는 방송통신시설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제1종 일반주거지역을 제외하면 건립에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는다. 자치단체가 지역 전력 사정이나 주민 의견 등을 근거로 건축허가를 거부하기도 어렵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영등포구는 우선 서울시 건축위원회 운영기준을 변경해 모든 데이터센터 건립을 자치구 건축심의 대상으로 포함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건의할 계획이다.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를 개정해 제2·3종 일반주거지역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을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장기적으로는 준주거지역과 준공업지역, 상업지역에서도 지역 여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데이터센터 건축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건축법 개정을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조유진 영등포구청장은 “주거 밀집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데 대한 주민 우려가 높다”며 “기후위기와 전력·용수 문제 등을 고려해 관련 법령과 조례를 개정하고 자치구 차원에서 건축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이 기자 clai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