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친환경 녹색금융으로 공급한 자금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이 은행은 최근 2년간 친환경 분야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녹색여신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녹색 여신은 친환경 사업에만 쓰도록 목적을 제한한 대출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공급한 녹색 여신은 총 1조358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전체 공급액(1778억원)의 7배가 넘는 규모다. 지난해 2월 녹색 여신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누적 공급액이 1조원을 넘겼다. 특히 지난 2분기 이후 투입한 금액만 9226억원에 달한다. 신안우이 해상풍력(1300억원), 폐기물 종합처리업체 인수금융(1160억원)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결과다.

우리은행은 녹색 여신을 늘리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 목적이 친환경 분야 투자로 정해진 녹색 채권(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이 은행이 올해 들어 발행한 녹색 채권은 총 3000억원어치로 작년 총 발행액(1500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 2024년부터 매년 발행해 확보한 자금을 풍력, 태양광,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등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잇달아 투입했다.

녹색금융의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정진완 행장의 강력한 의지가 이 같은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정 행장은 지난해 초 취임 직후 녹색 여신 공급과 녹색 채권 발행 확대를 중점 과제로 선정하고 녹색금융 육성을 위한 체계를 구축했다.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심사 지원 시스템과 녹색금융 상담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했다. 영업점 핵심성과지표(KPI)에도 녹색 여신 실적을 반영해 일선 직원의 참여를 독려했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생산적 금융 확대 과정에서 녹색 여신을 대거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 가동을 돕는 전력 인프라 사업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댈 방침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