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2년 연장할 듯
정부가 연말 종료 예정인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제도의 기한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도 내년 이후까지 매매를 허용해 서울·경기 아파트 매물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12일 관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실거주 의무 유예 연장을 위한 세부 조건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유예 기간을 2028년까지 확대하고 적용 대상 및 무주택 요건을 일부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르면 다음달 발표될 예정이다.

실거주 의무 유예는 지난 5월 12일 발표돼 같은 달 29일부터 시행됐다. 토허구역에서 임대차 계약이 남아 있는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수할 경우 임대차 종료 시점까지 입주를 미룰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적용 대상은 5월 12일 기준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이며, 매수자는 이 시점부터 무주택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유예 기간은 최장 2년으로 2028년 5월 11일까지 입주해야 하며, 이후 2년간 실거주 의무는 유지된다. 기존에는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 입주해야 했다.

제도 도입 배경에는 ‘매물 잠김’ 문제가 있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 물량은 5월 말 6만1000여 건까지 감소했다.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매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가 예외 규정을 도입했다.

토허구역은 지난해 10월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12곳이 지정됐다. 지난달 경기 화성 동탄구와 구리시, 용인 기흥구가 추가되며 수도권 주요 아파트 단지가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가 기한 연장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이달 초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이 있다. 개편안은 1주택자 세제 혜택을 실거주 여부와 연계하고 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예 신청 기한 종료 이후 임대차 종료가 임박한 주택을 제외하면 허가구역 내 거래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세제로 매도를 유도하면서 규제로 거래를 제한하는 ‘정책 충돌’ 우려가 제기된다.

유예 제도를 활용해 ‘세 낀 집’을 매수한 무주택자가 비거주 1주택자로 분류될 가능성도 변수다. 다만 유예 조치 시행 이후에도 매물이 뚜렷하게 늘지 않았다. 실거주 의무가 유지되는 만큼 유예 기간이 늘어나더라도 임대차 기간이 긴 주택의 매수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