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어느덧 연 7%대 중반으로 올라갔다. 물가 상승 우려가 시장금리를 밀어올리는 가운데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이다. 신용대출도 신용점수가 3등급 이상이어도 연 6%대 금리가 붙는다. 당분간 채무자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담대 금리 年 8% 가능성…더 깊어진 영끌족 시름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고정형 주담대(5년 주기·혼합형) 금리는 연 4.74~7.5%로 최상단 기준으로 6월 말(연 7.31%)보다 0.19%포인트 올랐다. 지난 3월 말 7%를 넘어선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담대 금리는 시장금리의 가파른 상승을 반영해 올해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산정하는 주요 지표인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지난달 말 연 4.34%로 올해 들어서 0.84%포인트 올랐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물가 급등 우려가 증폭된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금리를 강하게 밀어올리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현재 연 2.75%인 기준금리를 내년 초까지 연 3.25~3.5% 수준으로 올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주담대 금리가 연 8%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도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상승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들이 정부에 제시한 가계대출 목표치를 지키기 위해 연초부터 금리 인하를 자제하고 있어서다. 최근엔 대출금리를 올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31일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상했다. 대출한도 축소,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접수 중단, 모기지 보험(MCI·MCG) 가입 중단 등 여러 방법을 동원했음에도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금리 조정 카드를 꺼냈다는 평가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주담대 잔액은 617조9411억원으로 6월 말보다 2조7124억원 늘었다.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신용대출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신용대출 금리(공시 기준)는 연 4.54~6.2%로 올랐다. 이들 은행이 공시한 금리는 신용점수 1~3등급 기준으로 매겼음을 고려하면 대출금리가 연 6%를 훌쩍 넘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5대 은행이 지난 6월 신용점수 800점 이하인 사람에게 신규로 내준 신용대출의 금리는 연 5.97~8.98%였다.

금융권에선 연이은 금리 상승으로 채무자들의 이자가 점점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가 1조8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연간 이자는 1조5000억원 증가한다고 추산됐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