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7억 대전료·팬덤 확장에…亞투어 사활 거는 축구 빅클럽들
5만78명. 지난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의 경기에 모인 관중 수다. 최고 55만원, 평균 25만원 수준인 티켓 가격을 고려하면 단 한 경기로 120억원 이상의 입장권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 본토 시장의 상업적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이처럼 막대한 자본이 몰리는 아시아 투어는 유럽 명문 구단의 핵심 비즈니스로 자리 잡았다. 이들이 아시아 투어를 통해 거둬들이는 가장 1차적이고 확실한 수익원은 대전료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 등에 따르면, 유럽 최정상급 구단은 아시아 투어 경기당 200만~300만파운드(약 38억~57억원)의 기본 대전료를 받는다. 여기에 전세기와 5성급 호텔 숙박비, 경호 비용 등 체류비 일체를 주최 측에서 지원받는다. 이번 시리즈 기간에 2경기를 치른 맨시티는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진정으로 노리는 것은 대전료 너머의 ‘파생 수익’과 ‘글로벌 팬덤 확장’이다. 아시아 출신 스타 선수를 앞세운 마케팅 효과가 대표적이다. 과거 ‘손흥민 효과’를 누렸던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의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지난해 손흥민이 LAFC(미국)로 이적하기 전까지 한국은 토트넘의 전 세계 e커머스 매출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아울러 런던 홈구장의 경기 당일뿐만 아니라 스타디움 투어를 찾는 외국인 방문객 중에서도 한국인 비율이 압도적 1위를 기록할 만큼 막대한 파생 수익을 안겨줬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스타 마케팅의 위력이 입증됐다. 스페인 매체 아스에 따르면 아틀레티코가 챙겨온 이강인(사진)의 7번 유니폼 1만 장은 시리즈 전후로 모두 팔렸다. 공식 홈페이지 단가(25만9000원)를 적용하면 유니폼 판매로만 25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강인을 영입한 아틀레티코는 다양한 머천다이징 상품뿐만 아니라 한국 팬을 대상으로 한 투어 상품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명문 구단을 안방으로 불러들인 쿠팡의 셈법도 철저하다. 막대한 초청비와 체류비를 제하면 당장의 수익은 미미하지만, 투자를 이어가는 진짜 목적은 ‘플랫폼 생태계 확장’에 있다. 쿠팡은 이번 빅매치를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에서 독점 중계하며 1500만명에 달하는 유료 ‘와우 멤버십’ 회원의 이탈을 막는 록인(lock-in) 효과를 챙겼다.

투자의 결실은 지표로 나타난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플랫폼 와이즈앱에 따르면, 시리즈 첫해인 2022년 8월 약 399만 명이던 쿠팡플레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올해 대회를 앞둔 7월 886만8240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구단은 아시아 시장 개척과 스폰서십 확대를, 쿠팡은 핵심 사업인 커머스로 이어지는 가입자 방어를 노렸다”며 “양측의 비즈니스적 이해관계가 완벽히 맞아떨어진 윈윈(win-win)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