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파문·형소법 개정도 악영향
李, 귀국 직후 대책 회의 열어
"수단 총동원해 주택공급 속도"
국힘 "장특공 폐지 반대" 공세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50%를 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6월 취임 후 시행한 주요 여론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50%를 웃돈 건 이번이 처음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 증시 변동성 심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지율 취임 이후 최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08명을 조사해 3일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0.4%포인트 하락한 45.9%였다. 3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 씁쓸한 귀국 >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과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3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3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 청와대로 이동해 부동산 정책과 주식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비공개 회의를 주재했다. 김범준 기자
부정 평가는 1.0%포인트 오른 50.5%로 처음으로 50%를 넘었고, 긍정 평가보다 4.6%포인트 높아 두 수치 간 격차도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리얼미터는 “순방 외교 성과에도 증시 급락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파장, 부동산 세제 논란,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입법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여당 지지율은 상승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5.1%로 전주보다 3.8%포인트 오른 반면 국민의힘은 2.9%포인트 하락한 37.7%를 기록했다. 전당대회 국면에 따른 ‘컨벤션 효과’(대형 정치 이벤트에 따른 지지율 상승)가 반영됐다는 시각이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전당대회 기간 여론조사에 응해야 하는 권리당원이 평소보다 더 표집된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여론조사꽃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시행해 이날 공개한 자동응답(ARS) 조사 결과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가 51.7%로 긍정 평가(46.8%)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직전 조사에서 두 수치의 격차는 0.1%포인트에 불과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경제 현안 수습 나선 대통령
이날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은 서울공항에서 헬기를 타고 청와대로 이동해 참모들과 부동산 및 주식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2022년부터 이어진 주택 공급 부진이 공급 절벽을 초래했다”며 행정과 금융, 재정, 규제 완화 수단을 총동원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라고 지시했다. 또 2~3일 안에 추가 보고를 받고 후속 회의를 열어 대책을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다만 여당 내에서도 부동산과 증시 불안을 진정시킬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특히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부동산 보유세 인상이 2년 뒤 차기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기자에게 “정부의 공급 대책이 두루뭉술해 더 속도를 낼 방법을 찾아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법을 민주당만 좋은 법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가상자산 과세와 부동산 장기보유 혜택 축소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주식시장 급락을 둘러싼 법적 대응도 시작됐다.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무리하게 지시했다며 그를 직권남용과 강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