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샤를리즈 테론(왼쪽부터)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엠마 토마스 프로듀서, 맷 데이먼이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배우 샤를리즈 테론(왼쪽부터)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엠마 토마스 프로듀서, 맷 데이먼이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글로벌 박스오피스를 달구는 할리우드 메가 블록버스터 ‘오디세이’가 이색 프로모션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는 5일 개봉하는 영화 홍보를 위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부터 맷 데이먼, 샤를리즈 테론 등 주요 제작진이 한꺼번에 서울을 찾았다. 프로야구 관람, K-미식 탐방, 한강 산책 등 한국 맞춤형 동선으로 관객과의 스킨십에 나서며 개봉 전 입소문에 불을 지피고 있다.

3일 놀런 감독은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오디세이’ 내한 기자회견에서 “오랫동안 제 영화를 들고 한국에 오고 싶었다”며 “관객들과 이야기하며 (영화에 대한) 느낌이 어땠는지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놀런 감독과 함께 엠마 토머스 프로듀서, 배우 맷 데이먼과 샤를리즈 테론이 참석해 작품 메시지 등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디세이’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함께 올여름 최고 기대작이다. 특히 전작 ‘오펜하이머’로 2024년 ‘제96회 아카데미시상식(오스카상)’에서 작품상 등 7관왕을 거머쥐며 거장 반열에 오른 놀런 감독의 차기작이라 높은 관심을 끈다.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 삼아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의 귀향 여정을 그린 영화로, 놀런 감독의 역대 연출작 중 가장 많은 제작비인 2억500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지난달 17일 북미서 베일을 벗은 후 개봉 한 달도 안 돼 글로벌 9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흥행 중이다.
배우 맷 데이먼 지난 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를 관람했다. 유니버설 코리아 SNS
배우 맷 데이먼 지난 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를 관람했다. 유니버설 코리아 SNS
글로벌 개봉을 전후해 월드투어 중인 ‘오디세이’는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인도 뭄바이, 미국 뉴욕, 중국 베이징을 거쳐 서울을 최종 목적지로 삼았다. 그만큼 할리우드에서도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칸 필름 마켓이 발표하는 ‘세계 영화시장 동향’에 따르면 한국은 북미, 중국, 인도 등에 이어 극장시장 매출 규모 8위 권으로 인구 대비 1인당 연간 영화 관람 횟수는 최상위권인 핵심 시장이란 점에서다. 실제로 놀런 감독의 주요 작품인 ‘인터스텔라’는 한국에서 1038만 명을 동원하며 중국에 이어 해외 매출 2위에 올랐다.

이런 이유로 할리우드 스타 배우와 감독들의 내한도 형식적인 레드카펫 행사를 넘어 한국 문화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오디세이’의 경우 주연 맷 데이먼이 지난 1일 고척스카이돔에 열린 한국프로야구(KBO) 키움 히어로즈와 SSG랜더스 경기를 관람해 화제를 모았다. 10년 만에 내한한 데이먼은 칼립소 역의 샤를리즈 테론, 놀런 감독 등과 서울 파인다이닝 식당인 이타닉 가든에서 한식 코스를 즐기기도 했다. 이날 데이먼은 “한국 야구가 재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정말 재미있었다”며 “미국과 달리 팬심이 엄청났다”고 엄지를 들었다. 테론은 최근 딸과 여행차 한국을 찾았다면서 “한국문화를 사랑하고 이곳에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오디세이'의 한 장면. 유니버설픽처스코리아
영화 '오디세이'의 한 장면. 유니버설픽처스코리아
대체로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인의 일상과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어 선호하는 체험형 동선을 따르는 셈이다. 한국에 처음 내한한 놀런 감독은 한강공원을 산책하며 익선동의 한 카페에서 소금빵을 맛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테넷’ 개봉 당시엔 코로나19로 한국에 오지 못했다”며 “공식 일정을 앞두고 시간이 남아 한강을 가봤는데 아름다웠다”며 “굉장히 더웠지만, 곳곳에서 마주한 팬들과의 시간이 좋았다”고 말했다.

토머스 프로듀서는 놀런 감독과 함께 청계천을 걷고 올리브영에도 들렀다며 “놀런은 조금 힘들어했지만, 저는 너무 재밌었다”며 “아들의 여자친구가 한국계 미국인이라 한국에서 해야할 것들을 알려줬는데, 그 중 소금빵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토머스는 놀런 감독의 배우자다.

이날 놀런 감독은 영화적 경험의 극대화를 노려 연출했다며 작품을 제대로 즐기는 팁으로 ‘극장 관람’을 권했다.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촬영분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찍은 만큼, 대형 스크린에서 장대한 영상미와 음향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초대하듯 갑판에, 산에, 괴물 키클롭스의 동굴에 관객이 함께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고 싶었다”며 “꼭 스크린에서 체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