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공정가스 시설 추가
하이닉스, 환경에 1000억 투입
현대차, 내년 RE100 달성 목표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진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친환경 사업을 전략적으로 키우고 안전과 인공지능(AI) 시스템 등을 관리하는 데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이 2일 국내 시가총액 상위 30위 기업이 올해 내놓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ESG가 온실가스 감축과 사회공헌 등 전통적인 활동을 넘어 기업의 성장동력과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는 환경 관련 설비 확충에 나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 제조 공정이 늘어나면서 에너지와 화학물질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업계 최초로 선보인 공정가스 처리시설(RCS)을 지난해 3대 추가 도입해 55대로 늘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환경·안전·보건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처음으로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다. 설비 개선 등으로 지난해 전력 에너지 1636기가와트(GWh)를 덜 사용했다.
RE100(재생에너지 전력 100% 사용) 및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기업도 늘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북미와 유럽에 이어 내년까지 해외 사업장에서 RE100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을 제외한 해외 사업장 전체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88%까지 끌어올렸다. 기아는 2030년까지 전체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66%로 올리기로 했다. LS일렉트릭도 중국과 베트남 해외 사업장을 재생에너지 전력 100%로 전환하고, 국내 주요 사업장에 태양광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는 자원순환 중심으로 친환경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부터 유럽·북미·아시아 거점에 전처리 시설을 가동해 재활용 메탈 사용 비중을 현재보다 2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사용 후 폐기된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제품 배터리로 재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AI 책임 경영 항목을 보고서에 신설했다. AI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전 과정에서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관리 체계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금융지주들도 AI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AI 윤리강령에 학습데이터의 편향성을 점검하도록 명시했고, AI 기반 의사결정에 대한 고객의 이의제기를 별도 관리하는 절차를 도입했다. KB금융은 고위험 AI 서비스를 기획·개발·검증·운영의 네 단계로 검증하는 검증 및 인증체계를 운영한다.
조선업계는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는 친환경 선박 수주와 개발을 늘리며 수익성과 ESG를 모두 잡겠다는 목표다. 한화오션의 친환경 제품 매출은 2024년 8조731억원에서 지난해 9조6281억원으로 19.2% 증가했다. HD현대의 중간 조선 계열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소형모듈 원자로(SMR)와 수소 등 저탄소·무탄소 연료 추진 선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