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회장과 르몽드 '난투극'
루이비통, 디올, 티파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사진)이 프랑스 유력 일간 르몽드와 갈등을 빚고 있다. 르몽드가 최근 탐사보도를 통해 아르노 회장 일가를 ‘프랑스의 마지막 왕실 가족’이라고 부르며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르몽드는 지난 24일까지 엿새에 걸쳐 6부작 기사를 통해 LVMH가 프랑스 정치·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도했다. 6개월의 취재를 통해 작성된 기사에는 LVMH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등 정계의 관계, 중국 정부와의 사업, 기부를 통한 절세 논란, 다섯 자녀가 모두 그룹 계열사에서 일하는 승계 구조 등을 파헤쳤다. 막대한 부와 경제적 영향력이 한 가문에 집중된 현실을 왕실에 빗대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아르노 회장은 개인 X(옛 트위터) 계정을 개설해 26일 장문의 반박 글을 게재했다. 그는 “아이들이 이제 나에게 절을 해야 하느냐고 묻더라”고 적으며 ‘왕실 가족’이라는 기사 표현을 비꼬았다. 정치권 유착 의혹과 관련해서는 “프랑스 대통령 다섯 명뿐 아니라 미국 대통령 다섯 명과도 모두 유착한 셈이냐”고 반문하며 글로벌 기업 총수로 여러 정권과 관계를 맺는 것을 유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를 지적한 부분에서는 중국에 항공기를 대량 판매하는 에어버스를 거론하며 “왜 그 회사에는 같은 질문을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LVMH 계열사에서 다섯 자녀가 일하며 치열한 후계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을 두고선 “평범한 가정에서 ‘일요일 가족 모임’이라고 부르는 일을 우리 집에서는 ‘음모’라고 부르는 모양”이라고 했다.

후반부에서 아르노 회장은 명품산업의 특수성을 들어 가족 승계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그는 “코냑은 판매되기까지 10~50년을 기다리고, 포도원은 80년에 걸쳐 대물림된다”며 “우리는 디지털 플랫폼처럼 기업을 운영하지 않는다. 유지하고, 준비하고, 전수한다”고 덧붙였다. 공개서한은 X에서 약 70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강윤지 기자 yunt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