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전략형 국부펀드 도입 방안이 오늘 발표됐습니다.

국내 전략산업과 데이터센터 등 핵심 인프라를 비롯해 공급망 보완에 필요한 해외 공급망 기업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국부펀드가 전략적 투자자 역할을 맡아 국부를 늘리고, 미래 세대의 후생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세종 주재기자 연결합니다. 김다빈 기자. 국부펀드의 구체적인 운용 규모가 나왔습니까?

<기자>
내년부터 본격 가동되는 한국형 국부펀드의 초기 자본금은 20조 원 이상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가 보유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공공기관 주식 약 16조 원과 상속세 등을 주식으로 납부한 물납주식 약 4조 원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입니다.

20조 원 전체가 즉시 투자할 수 있는 현금으로 조성되는 건 아닙니다.

민경설 재정경제부 혁신성장실장은 어제 브리핑에서 "초기 현금성 재원은 6천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다음달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연내 국회 통과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기존에 외환보유액을 위탁 운용해온 한국투자공사(KIC)에 별도의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해 국부펀드를 운용하게 됩니다.

<앵커>
당초 정부는 KIC와 별도로 국부펀드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했는데 결국 KIC 내부에 두기로 했습니다.

기존 방침이 바뀐 배경이 뭡니까?

<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KIC는 외환보유액을 운용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국부 창출이 안 된다"면서 별도의 운영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사실상 반년여 만에 방향을 수정한 건데요.

재경부는 별도 국부펀드를 설립하면 안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KIC가 축적한 전문성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정부는 큰 투자 방향을 정하는 운영위원회에 민간위원 3명을 추가해 운용의 독립성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KIC 이사회를 전략과 위탁 분야로 나누고 전략투자와 관련한 투자위원회와 자문위원회 등도 별도로 설치할 예정입니다.

이 투자자문위에는 전략산업 분야의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고요. 산업 환경과 전략 방향이 바뀔 경우 위원 구성도 조정할 계획입니다.

다만 정부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운영위원회에서부터 정부 의지가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면서 "국부펀드가 정부와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국민성장펀드나 미래대응기금과도 내용이 일부 겹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정부는 국민성장펀드와는 투자 방식과 운용 기간에서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민경설 실장은 "국민성장펀드가 간접투자 중심이라면 국부펀드는 직접투자와 초장기투자가 중심"이라며 앵커투자자로서 글로벌 자본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국내 유망 기업에 먼저 투자한 뒤, 해외 국부펀드나 글로벌 투자자의 공동 투자를 끌어내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국내 정책펀드와도 협업해 기업 성장 과정에 맞춰 지원하는 이른바 '이어달리기 투자'를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전문가들은 투자 대상과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봤는데요.

한 전문가는 "현재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에 투자하려는 자금 자체가 부족한 건 아니다"라면서 "수요를 받아서 하는 투자가 아니라 정책 목적이 분명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기존 정책펀드와 역할을 어떻게 나누고 장기 투자자로서 인내자본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할 지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김다빈입니다.

김다빈기자 allempty@hankyungtv.com
'한국판 테마섹' 내년 시동...전략산업에 20조원 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