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014년 서울 송파구의 반지하방에서 세 모녀가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 70만원이 든 봉투를 남긴 채다. 뒤늦게 확인된 사실은 더 아팠다. 이들이 받을 수 있는 복지급여가 있었지만, 신청 기록이 없었다.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제도가 있다는 것을 몰랐거나 신청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해 놓친 것이다.

신청주의의 한계 '정보 비대칭성'

우리 복지의 기본 원칙은 신청주의다. 아무리 어려워도 본인이 신청해야 지원이 시작된다. 언뜻 합리적으로 들린다. 필요한 사람이 손을 들게 하면 필요 없는 사람에게 돈이 새는 것을 막고, 행정비용도 아낄 수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이 설계가 경제학이 말하는 정보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 위에 서 있다는 점이다.

경제원론에서 정보 비대칭의 단골 사례는 중고차 시장이다. 차의 상태를 파는 사람은 알고 사는 사람은 모르기 때문에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런데 복지에서는 이 비대칭이 거꾸로 서 있다. 내가 어떤 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 그 자격을 판정할 소득·재산 자료를 쥔 쪽은 정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