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 열풍으로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AI가 경기와 물가를 동시에 자극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판단에 활용하는 경제지표를 왜곡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8일(현지시간) 월간 보고서를 통해 “AI가 투자와 무역,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세계 경제 전망을 좌우할 정도로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BIS는 AI 투자 확대가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도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른 주가 상승이 소비를 떠받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반면 AI가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BIS는 설명했다. AI가 생산성을 높여 공급이 확대되고, AI 확산으로 인한 고용 불안이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어서다. 문제는 개별 효과의 발생 시점과 규모를 중앙은행이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BIS는 “AI가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쳐 경기 순환 신호를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투자만 놓고 보더라도 경기 호조가 일시적 투자 확대 때문인지, 생산성 개선에 따른 구조적 성장 때문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생산성 향상이 수요 압력을 가려 물가 흐름을 오인하게 할 위험도 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시작한 시점에 나왔다. 그동안 케빈 워시 Fed 의장은 “미국이 AI를 기반으로 한 생산성 혁신의 문턱에 있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