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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업체, 글로벌 시장 빠르게 잠식
유럽 업계 "규모의 경제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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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업계 "규모의 경제 확보해야"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인 악시오나의 호세 마누엘 엔트레카날레스 최고경영자(CEO)는 “풍력 산업의 핵심은 규모”라며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려면 합병만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악시오나는 지난해 유럽에서 가장 많은 풍력터빈을 판매한 노르덱스의 최대 주주다.
이 같은 발언은 유럽 내 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럽 챔피언’을 육성해야 한다는 논의와 맞닿아 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지난 4월 기업결합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혁신과 공급망 회복 등 기업 규모 확대의 긍정적 효과를 심사에 반영하기로 했다.
다만 유럽 풍력 업체 시장은 이미 노르덱스와 베스타스, 지멘스가메사, 에너콘 등 소수 업체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추가 합병이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엔트레카날레스 CEO는 “우선 정치권이 어떤 산업 정책을 원하는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며 “그전까지 경쟁사들과 통합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헨리크 안데르센 베스타스 CEO도 올해 초 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챔피언 육성이라는 원칙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이를 현실화하려면 현행 경쟁법의 예외 규정이나 새로운 법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엔트레카날레스 CEO가 춤을 추자고 하면 기꺼이 함께하겠다”며 “다만 그러려면 먼저 음악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결합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유럽 풍력 업체가 위기감을 느끼는 배경에는 중국 업체들의 급성장이 있다. 골드윈드 등 중국 기업들은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120GW의 풍력 설비를 설치했다. 이는 전 세계 신규 설치량의 70%를 넘는 규모다.
반면 유럽은 지난해 설치량이 20GW에 못 미쳤다. 유럽 시장에서는 현지 업체들이 약 94.5%를 공급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 자체가 작은 편이다.
중국의 대규모 생산 능력은 가격 경쟁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컨설팅업체 리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의 육상 풍력터빈은 해외 시장에서 유럽 업체보다 20~40%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드맥킨지는 향후 10년 동안 중국 업체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육상 풍력 신규 설치 시장의 2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스타드에너지는 “개발업체들이 중국산 터빈의 가격 경쟁력을 지속해서 언급하면서 서방 업체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유럽 업체들은 신흥시장에서 밀려나면서 유럽과 미국 시장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규모 확대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브뤼겔의 시모네 탈리아피에트라 선임연구원은 “유럽은 규모와 경쟁력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기업 통합만으로 혁신과 생산성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