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에도 2분기 실질 GDP 0.6%↑, 전망치 웃돌아…실질 GDI 더 올라 8월 인상시 연내 3회 인상 가능성도…7월 물가 주목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8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연간 성장률 눈높이가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7월 물가상승률까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한은이 통화 긴축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은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6%를 기록한 것을 두고 "1분기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중동 전쟁 영향 본격화 등의 우려가 있었으나 우리 경제의 강한 성장세가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1분기에 1.8%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직후 0.6% 성장세를 이어간 것은 이례적이며, 성장세가 강화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직전 분기 성장률이 매우 높으면 그 다음 분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지거나 마이너스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면서 "2024년 1분기 성장률이 1.0%를 기록한 다음 2분기에는 -0.1% 역성장했으며, 작년 3분기에 1.4% 성장한 다음 4분기에도 성장률이 -0.1%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이 지난 5월 한은 전망치(0.2%)를 크게 상회한 것도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한 근거라고 했다.
이 국장은 "중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1분기 3.8%에 이어 2분기 3.7%로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 실제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작년 동기에 비해 15.6% 뛰어 1분기(13.2%) 실적을 넘어섰다.
한은이 8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에 제시한 2.6%보다 상향 조정하며 3%대로 올려잡을 가능성도 크다.
이 국장은 "3·4분기에 전기대비 성장률이 평균적으로 -0.1%가 나오면 연간 3% 성장률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동 전쟁 종전 합의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고, 작년 성장률이 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았던 점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중동 전쟁으로 원유 수입이 아예 막히는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하반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이 국장은 "과거라면 중동 전쟁이 성장률이 큰 폭으로 마이너스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는 수출이 수입을 압도하고 있다"면서 "중동 상황에 따라 성장률이 둔화할 수는 있지만 마이너스까지 가거나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달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8월 연속 인상설'에 관한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을 펴겠다"면서 이와 관련해 2분기 GDP 성장률과 8월 초에 나올 7월 물가 상승률을 주의 깊게 보겠다고 밝혔다.
이 중 2분기 성장 지표가 통화 긴축에 힘을 실어주면서, 물가상승률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7월에도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내수·소비 회복세도 커지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은 대체로 높은 상황으로 평가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뿐 아니라 내수와 민간 소비도 견조한 개선세를 보이면서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국장은 "이번 2분기에는 수출 중심의 성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내수와 순수출이 성장에 고루 기여했다"면서 "전기 대비 0.6% 성장 중 내수와 수출이 각각 0.3%p씩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 투자는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게 나타났지만,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는 모두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GDI 증가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얼마나 커질 것이냐는 질문에는 "현 시점 데이터로는 실질 GDI 증가가 소비나 투자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정확히 분석할 수는 없다"면서 "설비 투자나 지식재산 투자 등 투자 증가율이 소비 증가보다 높다"고 답했다.
만약 한은이 기준금리 연속 인상을 단행한다면 연내 세 차례, 총 0.75%p 올릴 가능성도 있다.
다만 2분기 성장 호조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만큼, 이번 GDP 지표만으로 당장 8월 기준금리 인상을 점치는 것은 섣부르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물가와 환율 상황을 봤을 때 연내 3회보다는 2회 인상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아직은 8월 동결 뒤 10월 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본다"면서 "다음 달 나오는 물가 지표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만약 근원물가가 크게 오른다면 8월 인상 여지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월 인상할 경우 연내 3회 인상도 가능하지만, 물가상승률이 3분기를 고점으로 이후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환율 상승세도 수급 면에서 완화되고 있어, 유가가 크게 튀지 않는 이상 연내 2회 인상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방향 전환 직후에 금리를 연속으로 올리며 바로 속도를 내는 경우는 드물다는 의견도 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달 기준금리 0.25%p 인상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빅스텝(0.50%p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 연속해서 금리를 올리면 5월 기준금리 동결이 '실기'였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신 총재는 이와 관련해 지난 달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경로는 사전에 결정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다"며 "앞으로 나올 데이터가 워낙 많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