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데이아가 착용한 이란 고대유물 귀걸이. /사진=AP
젠데이아가 착용한 이란 고대유물 귀걸이. /사진=AP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에 출연한 젠데이아가 홍보 행사에 착용하고 나온 금귀걸이가 이란 고대 유물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젠데이아가 착용한 귀걸이는 기원전 700년 전 유물로, 1947년 이란 북서부에서 발견된 지위예 보물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위예 보물은 고대 이란 철기시대 예술을 대표하는 유물군으로 꼽히는데, 특히 황금 장식판과 동물 문양 장신구들은 고대 페르시아 금속공예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보물 더미는 1960년대 이란 외부의 골동품 시장에서 판매돼 현재는 여러 박물관과 개인 수집가로 분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귀걸이는 영국 런던의 고미술 갤러리 '바론 런던'이 지난해 런던의 다른 보석상 글렌 스피로에게 구입했고, 이번 영화 홍보 행사를 위해 대여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고고학계는 즉각 반발했다. 이란 출신 미술사학자 수산 바바이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 유물은 액세서리로 전시되도록 만들어진 게 아니라 인류의 유산이자 세계유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그 귀걸이에서 모든 의미가 박탈됐다"면서 "인류에 대한 (고대 이란의) 문화적 기여를 공중납치하고 납작하게 하고 변질시켰다"고 덧붙였다.

고고학자 애널리스 베어도 "핵심은 젠데이아가 아니라 귀걸이 자체가 약탈된 고대 유문이라는 사실"이라면서 "세계적인 영화 홍보 행사에서 착용되면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문화재 약탈 문제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귀걸이를 대여해준 바론 런던은 성명을 통해 "귀걸이를 대여한 의도는 결코 상업적이지 않다"면서 "이란이 현대 정치의 렌즈를 통해서만 자주 묘사되는 시기에 이 귀걸이로 관객이 이란의 깊은 문화·예술적 역사 유산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유물은 출처가 확인된 이력을 갖추고 있고, 관련 법규를 준수해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