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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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포드(Ford) 자동차 공장에서 무인 계산대(키오스크) 오류로 근로자들이 '과자 절도' 누명을 쓰고 해고되는 사례가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포드 켄터키 트럭 공장에서 11년간 로봇 및 자동화 설비 보수 전기기사로 근무해 온 커트 크롬(60)은 최근 황당한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사건은 지난 5월 9일 오전 3시30분께, 12시간 야간 근무를 수행하던 크롬이 당뇨로 인한 급성 저혈당 증상을 느끼며 시작됐다. 그는 공장 내 무인 매점 키오스크에서 1.95달러(약 2890원) 상당의 '할머니 초콜릿 칩 쿠키(Grandma's Chocolate Chip Cookies)' 2개가 든 패키지를 구매하려고 카드를 결제기에 긁었다.

그러나 단말기 화면에는 빨간색 오류 메시지가 떠올랐고, 재시도 시 화면이 반짝였으나 최종 승인을 나타내는 초록색 체크 표시는 뜨지 않았다. 그럼에도 카드 승인이 거절되지 않고 화면이 넘어갔기에 크롬은 결제가 정상 완료된 것으로 판단해 쿠키를 먹었다.

그런데 약 일주일 뒤 사측은 과자를 훔쳤다는 이유로 크롬을 즉시 해고 처리했다. 개인 소지품조차 챙기지 못한 채 보안요원에 의해 공장에서 쫓겨난 크롬은 "지난해 주당 평균 60시간을 일하며 초과 근무를 포함해 20만달러(약 2억9640만원) 이상을 벌었고 매점에서만 1200달러(약 177만8400원)를 썼다"며 "고작 2달러도 안 되는 쿠키를 훔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호소했다.

이후 크롬은 동료를 통해 키오스크 가격표를 확인한 뒤 자신의 은행 거래 내역을 추적해 해당 1.95달러(약 2890원)가 정상 청구 및 승인된 명세서를 확보, 포드와 전미자동차노조(UAW) 관계자에게 제출했다. 매점 운영사인 아라마크(Aramark) 역시 6월12일 자로 해당 결제 사실을 확인했다. 포드 측은 크롬에게 3만3000달러(약 4890만원)의 밀린 임금 지급과 함께 복직을 제안했으나 크롬은 최소한의 소명 기회조차 주지 않고 범죄자 취급을 한 회사로 돌아갈 수 없다며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현재 크롬은 변호사를 선임해 포드와 아라마크를 상대로 법적 대응 절차에 들어갔다. 변호사는 "무죄를 입증할 증거가 처음부터 사측의 손에 있었음에도 거짓 절도 혐의를 씌워 11년간 헌신한 직원을 쫓아냈다"며 명예훼손 및 불법 해고에 대한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설명했다.

포드 공장 내 무인 매대의 결제 오류로 인한 근로자 해고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시간주 포드 조립 공장에서 약 9년간 근무한 닉 나보즈니(38) 역시 최근 과자 두 봉지를 결제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전격 해고됐다. 나보즈니는 시급 40달러(약 5만9280원)를 받으며 지난해 12만5000달러(약 1억8525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왔다. 나보즈니는 "결제기에 카드를 댔을 때 신호음과 함께 화면이 반짝여 결제가 정상적으로 끝난 줄 알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미시간 공장에서는 나보즈니 외에도 최소 3명의 근로자가 비슷한 절도 혐의로 해고됐다가 자체 조사 및 거래 내역 입증을 통해 혐의를 벗고 복직했다.

현장 근로자들은 무인 매점 운영사인 아라마크의 키오스크 단말기가 평소에도 결제 실패, 중복 청구, 시스템 다운, 영수증 미출력 등 고장이 매우 빈번했다고 증언했다. 34년 차 포드 전기기사인 빅토리아 토마스는 "영수증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아예 매점 이용을 피하고 있다"며 "2달러짜리 음료수를 샀다가 해고된 동료가 여럿 있다"고 증언했다.

전문가들은 몇 달러 수준의 소액 결제 오류나 경미한 사안이 숙련 인력의 해고와 과도한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해 사측의 경직된 대응이 부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교한 검증 절차 없이 단편적인 정황만으로 중징계를 남발할 경우 조직 내부의 신뢰도가 급격히 추락하고 현장 근로자의 사기가 저하되는 등 상당한 후폭풍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