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폴더블폰에는 그동안 ‘사장님폰’ ‘아재폰’ 같은 중후한 이미지가 따라붙었다. 대화면에 뛰어난 기능을 갖췄지만, 비싼 가격과 특유의 중량감 때문이었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고정관념을 타개하기 위해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간 폴더블폰 시장을 떠받쳐 온 확고한 팬층을 겨냥해 핵심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폼팩터 규격과 인공지능(AI) 성능을 전면 개편했다.

그 결과물이 22일 영국 런던에서 공개된 ‘갤럭시Z 폴드8’이다. Z폴드8은 전작인 Z폴드7보다 화면 비율이 확 달라졌다. 펼쳤을 때 기준으로 가로는 18.2㎜ 늘어나고 세로는 34.5㎜ 줄어들었다. 기존 10 대 9에서 4 대 3 비율의 여권형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접었을 때도 기존 제품 대비 가로는 8.9㎜ 늘고, 세로는 34.5㎜ 줄었다. 프리미엄 라인업 ‘Z폴드8 울트라’도 가세했다. 크기와 무게 등 외형 규격은 폴드7을 유지하면서 카메라 성능 등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업계에선 “삼성이 젊은 세대를 잡기 위해 새로운 규격을 제시하는 동시에 확고한 프리미엄 팬층까지 흡수하는 투트랙 전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상 시청에 최적화

영상 시청 최적화·역대 최경량·2억 화소…2030 아이폰 유저 공략
삼성전자가 Z폴드8에서 가장 염두에 둔 부분은 영상 시청에 최적화된 폼팩터 구현이다. 영상 시청과 게임, 독서 등 폴더블폰으로 콘텐츠를 보는 이용자가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접었을 때는 숏폼 콘텐츠 감상에, 펼쳤을 때는 유튜브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시청에 최적화됐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Z폴드8 울트라는 성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외관은 Z폴드7과 같지만 2억 화소 모드 카메라에 HDR 하드웨어 기능을 추가했다. 폴드 시리즈 최초로 50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를 내장해 촬영 모드를 다양화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성능도 한층 끌어올렸다. Z폴드8 시리즈에는 갤럭시S26 울트라와 동일한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가 적용됐다. 전작 대비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각각 25% 내외로 개선됐다. 고사양 게이밍은 물론 고도화된 AI 연산 작업까지 완벽히 처리해낸다.
영상 시청 최적화·역대 최경량·2억 화소…2030 아이폰 유저 공략
Z플립8은 휴대성과 편의성에 집중했다. 제품을 펼치지 않고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앱을 바로 작동하는 홈 화면 ‘플렉스 윈도’를 처음 도입했다. 무게는 180g으로 전작보다 8g 가벼워졌다.

폴더블폰의 고질적 약점인 내구성도 개선했다. Z폴드8과 Z폴드8 울트라에는 기존 아머 알루미늄 대신 티타늄 합금 필름과 플레이트를 결합한 플렉스 티타늄 디스플레이 기술을 처음 적용했다.

◇애플 추격 따돌리고 1위 사수

AI 기능 역시 대폭 강화했다. 올초 출시된 갤럭시S26 시리즈에서 선보인 맞춤형 AI 에이전트(비서) 기능은 사용자 상황과 맥락을 파악해 다음 행동을 자연스럽게 제안하는 ‘나우 넛지’로 진화했다. 채팅으로 약속 날짜를 잡으면 AI가 일정 등록을 먼저 제안하는 식이다. 문서나 영상 처리 작업도 수월해졌다. ‘제미나이 노트북’ 기능을 활용해 수백 장의 문서를 한눈에 요약·수치화할 수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신제품이 스마트폰 시장 정체 속에서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반등을 이끌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부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화두는 AI 기술 경쟁과 폼팩터 차별화다.

삼성전자는 올해 애플의 첫 폴더블폰 출시에도 글로벌 시장 1위를 견고히 지켜내겠다는 방침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32%로 애플(25%)을 따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40%) 대비 점유율은 8%포인트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7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순차 출시한다. Z폴드8 가격(256GB 기준)은 227만8100원, Z폴드8 울트라는 257만7300원으로 책정됐다.

런던=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