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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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사는 방탄소년단(BTS) 팬 다니 세티완(19)은 멜론의 ‘글로벌 K차트’를 매일 찾는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순위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다니 같은 K팝 팬이 많다. 덩달아 멜론 방문자도 늘어났다. 이렇게 160개국에서 102만 명이 찾았다. 하지만 정작 이 차트를 내는 멜론은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K팝 해외 팬이 멜론에서 차트를 확인하고 음악은 유튜브뮤직 등 다른 플랫폼에서 듣고 있어서다.

K팝은 인기지만 K플랫폼은 돈을 벌지 못하는 ‘K팝 플랫폼의 역설’이 벌어지는 것은 저작권과 국내 휴대폰 인증 때문이다. 현재 저작권은 국가별로 계약해야 하는 구조다. 예컨대 멜론이 K팝을 미국에서 들려주고 싶다면 저작권 단체, 음반사, 유통사 등과 미국 판권을 다시 계약해야 한다.

한국 판권만 보유한 멜론은 해외 접속자가 생기면 국내 통신사가 부여한 휴대폰 인증을 해야 한다. 반드시 전화번호가 있어야 해 이용자가 거주하는 국가를 설정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을 통해서도 멜론에 가입하기 쉽지 않다.

2016년 멜론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를 1조8000억원에 인수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이런 사정을 안다. 하지만 유튜브뮤직에 맞서 국내 시장을 지키려다가 글로벌 시장 공략의 시기를 놓쳤다. 유튜브프리미엄을 앞세운 유튜브뮤직을 막진 못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멜론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713만 명으로 3년 전보다 68만 명 감소했다. 유튜브뮤직은 같은 기간 647만 명에서 851만 명으로 증가했다.

국내에서 정체를 겪는 카카오엔터가 지난 6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들고나온 무기가 ‘글로벌 K차트’였다. 오랜 시간 쌓은 차트 경쟁력을 해외로 넓혀 글로벌 K팝의 기준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명성 외에 아직 실질 소득은 없다.

K팝 팬들 100만명 몰렸는데 '0원'…한 푼도 못 번 이 회사
카카오엔터는 드라마·영화 등 미디어와 음악·레이블·기획사 등 뮤직, 웹소설·웹툰 등 스토리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미디어와 웹툰은 정체돼 있어 K팝 훈풍을 타고 뮤직 사업이 힘을 내야 하는 구조다. 그런데 뮤직 사업이 정체돼 지난해 매출은 1조7383억원으로 2024년(1조8128억원)보다 줄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805억원에서 61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글로벌 K차트는 K팝의 실시간 글로벌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직접적인 수익을 위해 만든 것은 아니다”며 “이와 연계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