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맹수의 발톱도, 사나운 이빨도, 깃털도 없이 태어난다. 그래서 어쩌면 더 강한 둥지, 더 튼튼한 집을 열망해 왔는지 모른다. ‘약한 건축’이라는 개념으로 건축사의 한 세기를 비틀어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는 구마 겐고. 스스로를 ‘경주마’라 부르며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 건축 현장에 머무는 그를 도쿄 아오야마에 있는 구마 겐고 건축도시설계사무소 KKAA 본사에서 만났다.

지난 5월 28일 도쿄 KKAA에서 아르떼와 만난 구마 겐고. ⓒarte, Photo by Tamamoto Takeshi
지난 5월 28일 도쿄 KKAA에서 아르떼와 만난 구마 겐고. ⓒarte, Photo by Tamamoto Takeshi
KKAA의 첫인상은 기대와 달랐다. ‘세계적 건축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평범한 사무실, 거대한 장벽 대신 사방이 트여 안팎의 경계를 지워낸 회의실, 그리고 국적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언어로 소통하는 젊은 건축가들의 활기. 문도 칸막이도 없이 이들 사이에 있는 구마 겐고의 자리도 그랬다. “타인의 생각과 변화가 유연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인생의 ‘바람길風通し’을 열어둬야 한다”는 그의 말, 자연과의 경계를 지운 그의 건축물과 꼭 닮아 있었다. 사무실이라기보다 한 건축대학 캠퍼스의 설계실을 연상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