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겐고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가다. 아니, 철학가이자 사상가라 불러도 좋다.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수백 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동시에 지휘하고 있는 그는 콘크리트 중심의 20세기 모더니즘 건축에서 벗어나 나무, 돌, 종이 등 자연 소재를 엮어내는 ‘약한 건축’의 개념을 만들었다. 크고, 화려하고, 영원불멸할 것 같던 건축의 시대를 정면으로 비판해온 사람. 그렇게 21세기 글로벌 건축의 가장 중요한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끌고 있다.

자신의 이탈리아 프로젝트인 OCA Oasy Dynamo 현장에 선 구마 겐고. ©Lorenzo Marianeschi
자신의 이탈리아 프로젝트인 OCA Oasy Dynamo 현장에 선 구마 겐고. ©Lorenzo Marianeschi
1954년생.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오쿠라야마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미쓰비시 금속광업(현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사원이었다. 초등학생이던 1964년 도쿄 올림픽 건축군, 특히 단게 겐조(1913~2005)가 설계한 ‘국립 요요기 경기장’에 마음을 빼앗겨 건축가를 꿈꾸게 됐다. ‘낡은 집’을 손보는 것을 좋아하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