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코올 시장 1위 하이트제로의 반전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서 의외의 1위가 나왔다. 맥주 시장 절대 강자인 카스가 아니라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0.00’(사진)이다. 건강관리와 운동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무알코올 시장이 기존 맥주와 다른 소비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아이큐(NIQ)코리아에 따르면 하이트제로0.00의 지난해 판매액은 약 208억원으로 시장점유율 36.8%를 기록하며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 1위를 유지했다. 건강과 절주 문화 확산을 타고 판매액도 전년보다 21.8% 늘었다.

하이트제로의 강점은 ‘선점 효과’와 건강 이미지다. 하이트진로음료는 2012년 국내 최초로 알코올과 칼로리를 모두 뺀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를 출시했다. 이후 러닝과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술 대체재가 아닌 ‘제로 음료’로 자리 잡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술을 대체하는 제품이 아니라 제로 탄산음료처럼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포지셔닝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소비층도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운전자나 임신부 등 음주를 할 수 없는 소비자가 주 고객이었다면 최근에는 운동 직후나 점심시간, 회식 자리에서 가볍게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물론 음식점과 주점으로 판매 채널도 확대되면서 무알코올 맥주가 하나의 독립된 음료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무알코올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은 2021년 415억원에서 2023년 644억원으로 성장했다. 업계는 2027년 1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반 맥주 시장과 무알코올 시장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카스는 국내 맥주 시장에서 14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알코올 시장은 이제 맥주가 아니라 건강과 라이프스타일을 겨루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