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시 기흥사업장에 새로운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월 10만 개 안팎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기흥 사업장 인근에 있는 화성 사업장의 공장 한 동 규모로, 수십 조원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이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조직이 꾸려졌다. 이들은 이르면 3분기 안에 첫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D램 생산 라인에 필요한 부대 시설을 짓기 위해 기흥사업장 내 건물 일부를 철거하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1㎚(나노미터·10억 분의 1m) 초미세 공정, 최첨단 메모리 등을 개발하기엔 설비가 노후화했다고 판단하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SR5를 철거했다.
철거 직후에만 해도 이곳에는 새로운 R&D 센터가 2개 동이 설립될 예정이었다. 기흥 사업장 인근에 있는 화성 사업장의 DSR 타워와 유사한 'R&D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시설이었다. 그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덩치가 커졌고, 연구 인력이 늘어나 새로운 R&D 공간이 필요하다는 경영진 판단 아래 계획됐다.
그러나 이 방침을 전면 철회하고 메모리 생산라인 건립으로 방향타를 바꾼 건 세계적인 AI 인프라 투자 열풍과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 때문이다.
최근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에서는 대규모 AI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설립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따라 핵심 부품인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나는 속도를 D램 업체들이 감당하지 못하면서, 스마트폰·PC에 쓰이는 범용 메모리까지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D램 시장 매출은 제품 가격 급등으로 인해 올해 1500억 달러(223조원)에서 2100억 달러(312조원)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수요 대응을 위해 생산 능력을 최대한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해도 14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남기면서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할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됐다"면서 "삼성전자 경영진이 R&D 센터 건립보다 폭발적인 수요를 대응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기흥 사업장 D램 공장 신설 외에도 평택 사업장을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능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평택 4공장(P4)에는 6세대 HBM(HBM4)용 D램 등을 만들 수 있는 월 10만 개 웨이퍼 규모의 생산 라인을 새롭게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클러스터가 될 경기 용인시 부지에도 2029년 첫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전남광주의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에도 400조원을 들여 최첨단 반도체 2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