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 의원. 사진=뉴스1
장경태 의원. 사진=뉴스1
성추행 혐의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사후 제명' 조치된 장경태 무소속 의원의 옛 지역사무실에서 민주당 지역위원회 상무위원회가 진행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 의원과 친분이 있는 최동민 동대문구청장(민주당 소속)이 지역위원장 업무를 대행 중인 가운데, 당 지역 조직이 사실상 장 의원의 영향력 아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서울 동대문을 지역위는 지난 13일 저녁 동대문 장안동 한 건물 지하 1층에서 상무위를 개최했다. 상무위는 지역위 산하 상설 의사결정 기구로, 조직 개편과 지역 현안 등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8·17 전국당원대회를 앞두고 상무위원 구성, 지역 대의원 선출 등 조직 재정비 작업의 첫 단추로도 볼 수 있다. 장 의원은 이재명 당대표 시절 수석 최고위원이었던 정청래 전 대표와 함께 최고위원을 지냈고, 작년 전당대회에서도 정 전 대표를 적극 도왔던 친청(친정청래)계 의원이다.
장경태 무소속 의원 '사후제명' 전인 지난 3월, 서울 동대문을 지역위 사무소 건물 입구에 장 의원의 얼굴이 있는 인물 배너가 세워져 있다. / 사진=네이버지도
장경태 무소속 의원 '사후제명' 전인 지난 3월, 서울 동대문을 지역위 사무소 건물 입구에 장 의원의 얼굴이 있는 인물 배너가 세워져 있다. / 사진=네이버지도
문제는 상무위 개최 장소가 과거 장 의원의 지역사무소라는 점이다. 장 의원 탈당 이후 서울시당이 해당 공간을 임차해 지방선거 기간 연락사무소로 활용했다. 장 의원은 같은 건물 4층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지역 정가에선 해당 공간이 사실상 장 의원의 사무실처럼 쓰였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원은 "여전히 지하1층에 가면 장 의원의 포스터가 있다"고 했다. 또 동대문을 지역위 조직국장은 장 의원의 보좌진 중 한명이다. 이 보좌진 이름으로 상무위 일정을 공지하는 문자가 지역 당원들에게 발송되기도 했다.

장 의원은 동대문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관례상 현역 의원이 지역위원장직을 맡는다. 장 의원은 지난 3월 20일 성추행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던 중 결백을 입증하겠다며 자진 탈당했다. 이어 민주당 지도부 장 의원의 탈당을 '징계 회피' 목적으로 보고 사후 제명을 의결했다. 해당 지역구는 '사고지역위'로 지정됐고,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결정에 따라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전당대회 때까지 위원장 업무를 대신하기로 했다.

장 의원 측은 당 지역위는 본인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장 의원 측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당이 정당 선거사무소로 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해당 공간은 더는 장 의원의 사무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지역위원장 대행을 하고 있는 최 구청장은 "현재 직무대행 업무를 제한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구청장직 수행 초기라 지역위 관련해서는 답변하지 않고 있어 양해해달라"고 말을 아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