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수백억원대 보험사기 의혹을 받는 ‘국내 최대 한방병원’ 자생한방병원에 대한 강제수사에 들어갔다는 보도다. 서울경찰청은 그제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자생의료재단과 자생한방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4개 보험사는 지난 4월 자생한방병원이 교통사고 환자들에게 사전 제조한 한약을 대량 처방하는 방식으로 보험금 수백억원을 부당 청구했다며 고소했다. 병원 측은 “일괄 제조와 투약은 진료 과정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수사 결과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자동차보험 한방 진료의 구조적 허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방병원의 교통사고 환자 과잉진료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부 환자가 한방치료를 교통사고 합의금 증액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브로커와 병원이 결탁해 경미한 부상 환자를 장기 입원시키고 부당하게 보험금을 타내다가 적발돼 실형이 확정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자동차보험 진료는 환자의 주관적인 통증 호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반복 치료를 통한 과잉진료 유인이 크다.

자동차보험 진료에서 한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진료비 중 한방 비중은 60.5%(1조6972억원), 일반 병원은 39.4%(1조1065억원)였다. 한방 진료비는 2021년 처음으로 일반 병원을 추월한 이후 매년 격차를 벌리고 있다.

보험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과잉 진료와 보험금 부당청구는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가입자 모두에게 부담을 떠넘긴다. 자동차보험 진료 기준을 더 객관화하고, 허위 청구를 걸러낼 심사체계를 정교하게 손질해야 한다. 보험사기는 사회 전체의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다. 예외 없는 엄중 처벌로 ‘보험사기를 벌이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